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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익숙한 R 나인 T(R Nine T)의 이미지는 BMW의 클래식 헤리티지를 그대로 녹여낸 디자인에 있다. 그런데 이번 R 나인 T는 조금, 아니 많이 다르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커스텀 빌드 질러스 개러지(Zillers Garage)에서 선보인 커스텀 R 나인 T로, 일단 사진만 보면 도저히 이 커스텀 베이스가 R 나인 T라는 것을 눈치챌 수 없을 정도다.
질러스 개러지의 R 나인 T를 덮고 있는 풀 페어링은 완벽하게 바뀐 이 커스텀 모터사이클의 속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페어링을 뚫고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고작해야 헤드라이트 전면부와 핸들바, 휠, 그리고 좌우로 튀어나온 박서 엔진의 헤드 유닛 정도가 전부다. 건메탈 그레이 컬러를 입힌 외장 디자인은 굉장히 둔중하면서도 압도적인 풍채를 자랑하며, 동시에 지긋한 곡선으로 차량 전체를 감싸 이색적인 조형미마저 풍긴다.
이 엄청난 페어링과 함께 공기저항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질러스 개러지는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했다. 가변식으로 움직이는 이 쇽업소버는 지상고를 가장 낮출 시, 차체와 지면과의 거리가 채 1cm가 안 될 정도로 낮게 깔린다. 한편 1,170cc 2기통 박서엔진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커스텀 파이컷 배기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을 개선했다. 덕분에 출력도 110마력으로 증가했다.
여담이지만, 질러스 개러지는 이 엄청난 괴물을 원래 모스크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러시아 모터사이클쇼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었다고.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자, 결국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인이 더 쉽게 영상으로 그 모습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물론 단 한 대만이 제작된 이 모터사이클을 실물로 볼 기회는 사라졌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