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 작가 다니엘 아샴의 작품은 종종 고고학적 유물을 연상시킨다. 카메라, 마이크 등 일상적 사물을 모래, 화산재, 석고 등의 재료로 재현함으로써, 익숙한 오브제를 낯설게 만드는 방식이다. 그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거의 잔재인지 미래의 유물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그의 작품 안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하나로 융합된다.

그의 독특한 세계관은 워치메이커 위블로(Hublot)와의 협업을 통해 또 한 번 실현됐다. 아샴과 위블로가 함께 선보이는 첫 손목 시계, MP-17 메카-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아샴은 물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물의 투명성과 유동성을 포착했다. 아샴은 ‘정지되어 있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시간 그 자체의 느낌을 담았다’고 말한다.
유기적인 곡선과 다이내믹한 개구부 디자인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면 다이얼에는 이름처럼 스플래시(Splash) 형태의 비정형적 개구부가 삽입되어 있는데, 이는 시간이 하나의 물질처럼 튀고 흘러내리는 이미지를 형성화한 것.

티타늄으로 이루어진 케이스는 마치 물이 튀는 연못을 떠올리게 한다. 물방울이 퍼지고 흘러가는 순간성처럼, 시간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흩어진다는 그의 철학이 디자인 전반에 스며 있다.
시계 뒷면은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마감해, 정교한 내부 메커니즘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내부에는 위블로의 인하우스 수동 무브먼트 메카-10이 탑재됐다. 240시간 지속되는 파워 리저브를 자랑하며, 스켈레톤 구조와 함께 아샴의 ‘시간의 해체’라는 주제를 더욱 강조한다.

“내 작업은 시간을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그것이 과거의 오브제인지 미래의 오브제인지 확신할 수 없게 만들죠.” 이렇게 말하는 다니엘 아샴에게 이 시계는 단순한 타임피스를 넘어선다. MP-17 메카-10 아샴 스플래시 티타늄 사파이어는 착용 가능한 미술 작품이자, 시간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하나의 오브제일 것이다. 99개 한정, 1억 977만 원.
까르띠에 산토스가 티타늄이라는 새 옷을 입었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풀 티타늄 산토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