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브랜드라고 하면 잘 보이지도 않는 동네 구석의 작은 시계방에서 소위 ‘덕후’ 기질이 충만한 장인이 만든 시계를 떠올릴 수 있다. 혹은 메이저 브랜드를 제외한 소규모 브랜드를 떠올릴 수도 있다. 어느 정도는 맞는 생각인데, 엄밀히 말하면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시계 애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취향을 반영한 사전 주문 시계를 손수 제작하는 브랜드를 뜻한다. 향수로 따지면 니치 향수와 비슷하달까?
몇몇 마이크로브랜드는 대형 브랜드 부럽지 않은 인지도를 자랑하기도 하는데, 프랑스의 발틱(Baltic)이 그중 하나다. 대표적인 ‘아쿠아스카프(Aquascaphe)’ 모델을 비롯해 섬세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을 갖춘 시계들로 많은 팬을 확보해왔다. 발틱이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발틱 HMS 002 실버’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정교함과 세련미가 돋보이는 드레스 워치이다.
HMS 002 실버의 진가는 다이얼에서 드러난다. 1940년대 유행했던 ‘아르 데코(art-deco)’ 장식에서 영감을 받아 당대의 분위기를 재현했다. 다이얼 한가운데는 모래를 흩뿌린 듯한 질감으로 만들었으며, 중간 챕터링은 매끈한 재질로, 가장 바깥쪽 인덱스 부분은 다시 매트한 모래 질감의 다이얼로 연출했다. 이와 같은 디자인으로 빛을 받는 각도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발산한다.
다이얼을 감싸고 있는 38mm 케이스는 316L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하였으며, 하이 돔 형태의 히솔라이트(Hesalite)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발틱 로고가 들어간 깔끔한 크라운은 12mm의 얇은 케이스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002 시리즈에 처음으로 미요타 8315 무브먼트가 적용되었으며, 이는 약 60시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케이스백은 밀폐형과 오픈형 둘 중 선택할 수 있다. 방수는 5ATM 등급.
스트랩을 고르는 재미도 더했다. 스틸 브레이슬릿과 이탈리아 카프 레더 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카프 레더 스트랩에는 총 7가지 컬러 옵션이 제공된다. 가격은 360유로(한화 약 49만 원)이며, 현재 예약 판매 상태로 배송은 5월 말 시작될 예정이다.
메이저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마이크로브랜드만의 개성을 더 느껴보고 싶다면, 영국의 마이크로브랜드 페어러의 에러버스를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