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발렌시아가(Balenciaga)의 51번째 럭셔리 하우스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킴 카다시안, 두아 리파, 니콜 키드먼, 나오미 캠벨, 크리스틴 퀸, 벨라 하디드 등 익숙한 셀럽들의 등장에 주목했을 거다. 하지만 이번 쇼가 끝난 후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건 다름 아닌 발렌시아가와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탄생한 ‘스피커 백(Speaker Bag)’이었다.
하이 퀄리티의 네오프렌 룩으로 시작한 런웨이에서 모델들은 하나같이 이 스피커 백을 들고 등장했고, 각각의 스피커 백을 통해 쇼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디자인의 지각적 경계를 확장하고 패션과 기술의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한 진정한 하이브리드의 모습이었다.
두 브랜드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결합된 스피커 백은 발렌시아가 핸드백의 조형적인 형태와 유사하게 제작되어 기능적으로 핸드백의 역할을 하면서도 휴대가 가능한 최첨단 사운드 시스템이다. 단 20개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견고한 알루미늄 블록에서 밀링 가공된 후 펄 블라스팅, 양극 산화 처리 및 수작업 광택 처리를 거쳐 새틴 마감으로 완성되었다. 덕분에 핸들에서 베이스까지 유기적이며 연속적인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백의 한쪽에는 스피커 홀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고, 핸들 아래로는 컨트롤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완벽한 스피커로 기능한다. 반대편에는 발렌시아가 이탈리아 양가죽을 소재로 수작업으로 마감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소지품을 보관하는 백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한다. 두 브랜드의 로고는 상단에 레이저로 나란히 새겨졌으며, 블랙과 실버 그레이 두 가지 컬러로 제공된다.
발렌시아가 오트 쿠튀르 쇼에서 드라마틱하게 데뷔한 스피커 백은 파리에 새로 문을 연 발렌시아가 쿠튀르 매장에서 단 20개만 한정 판매된다. 쇼의 영상과 함께 추후 업데이트될 자세한 내용은 발렌시아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모델들이 쓰고 등장한 페이스 실드에 대한 궁금증도 적지 않다. 이것은 발렌시아가와 메르세데스-벤츠 그랑프리 유한회사(Mercedes-Benz Grand Prix Ltd.)의 엔지니어링 부서 메르세데스-AMG F1 어플라이드 사이언스가 협력해 제작한 것이라고. 폴리우레탄으로 코팅된 페이스 실드는 에어로다이나미즘, 안개 방지 능력, 그리고 통기성까지 더해졌으며, 수개월간의 테스트에 걸쳐 개발되었다는 후문이다.
가질 수만 있다면 스피커 백을 쥔 손목에 얹어주고 싶다. 스피커 백과 한 몸처럼 잘 어울릴 ‘벨앤로스 BR 05 아트라인 부티크 에디션’은 단 250개 한정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