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부터 이탈리아 코리아노의 공장에서 그 출발을 알린 바이러스(Vyrus)는 비스포크 모터사이클을 제작하는 업체다. 이들은 특유의 고급스러운 제작과정 외에도 독특한 구조와 설계로 유명한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허브 센터 스티어링 시스템이다. 전통적인 텔레스코픽 포크 방식에서 벗어난 이 설계는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제동이 모두 독립된 영역에서 작동하여 더욱 정밀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이 특유의 설계 덕분에 바이러스의 주문 제작 모터사이클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에 불과한데, 바이러스가 최근 새로운 비스포크 모델인 Alyen 988을 선보였다. 일단 이 Alyen 988이라는 모델을 위해 참여한 라인업부터 화려한데, 디자인은 MV 아구스타(Agusta)의 디자인 디렉터 에이드리언 모튼의 스케치를 통해 태어났으며, 엔진은 두카티(Ducati)의 슈퍼바이크에 쓰이는 1,285cc의 V-트윈 엔진인 슈퍼콰드로 1299를 사용했다.
일단 Alyen 988 역시 바이러스 특유의 구조를 그대로 이어가는 모델로, 전륜 서스펜션에 무려 스윙암을 적용하고 있다. 프레임은 C 형태로, 시대를 앞서간 야마하의 전설적인 모터사이클 GTS 1000을 연상케 하는 구조다. 덕분에 휠베이스가 길고, 시트는 전륜보다 후륜에 더 가까이 위치한다. 연료탱크와 사이드 페어링 등 모터사이클 디자인의 핵심을 이루는 파츠들 역시 이 독특한 구조 덕분에 굉장히 거대하고 공격적인 스타일링으로 다듬어졌다.
차체는 마그네슘 오메가 섀시로, 이 마그네슘 소재는 전후면 스윙암과 풋 페그, 기어 레버 등 많은 파츠에도 쓰였다. 리어 서스펜션에 올린즈 TTX40을, 브레이크는 브렘보의 320mm 카본 세라믹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를 적용해 엄청난 가격상승에 한몫했다.
조종부의 구성도 독특한데, 마치 자전거의 인터널 케이블 같은 구조로, 브레이크나 클러치에 연결되는 와이어를 핸들바 내부로 모두 숨겼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가격이 엄청나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약 9만 달러 책정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