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카티(Ducati)를 대표하는 간판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 몬스터 937이 옷을 몽땅 갈아입었다. 유로5 규제가 새로이 적용됨에 따라 두카티 몬스터도 다시 자신을 변화시켜야 했다. 그 노력의 흔적은 거의 모든 곳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새로운 엔진도 그렇고, 무게를 줄이기 위한 대대적인 섀시와 파츠의 변경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두카티 몬스터는 937이라는 네이밍에서도 알 수 있듯이 937cc로 배기량이 더 늘어났다. 최고출력 113마력, 최대토크 9.5Nm의 파워와 함께 저중속 영역의 힘에 좀 더 포커싱을 맞췄다. 6단 변속기의 세팅도 바뀌었고, 기어 퀵시프트는 업/다운을 모두 지원한다. ABS, TCS 같은 전자장비야 요즘 시대에 당연한 이야기고, 퍼포먼스 라이딩을 위한 윌리 컨트롤, 론치 컨트롤 같은 기능도 탑재된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바로 프레임 구조다. 두카티 몬스터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트렐리스 프레임이 사라진 것. 그 자리는 엔진과 직접 연결되는 일체형 알루미늄 프레임이 대신하고 있다. 구조는 더욱 간단해지고 4.5kg의 무게까지 감량할 수 있었다. 물론 엔진을 비롯한 다양한 파츠에서도 경량화가 이뤄졌고, 덕분에 건조중량 166kg의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이뤄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이탈리아 브랜드 특유의 공격적이고 화려함 대신 일본 브랜드처럼 대중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한다. 현란하게 굴곡을 준 기름 탱크와 비스듬하게 누인 원형 헤드라이트는 트렌드를 충실하게 따라간다. 다만 몬스터를 상징하는 두터운 레드 컬러의 뼈대를 이제 눈으로 볼 수 없게 된 점은 아무래도 두카티 마니아들의 원성을 사기에도 충분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