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모터사이클 라인업은 엔진 형식에 따라 모델명을 구분한다. 그중에서 R이 붙은 모델들은 BMW 모토라드를 상징하는 2기통 박서 엔진 라인업이다. 그만큼 클래식하며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담아내는 차량이 많다. 반면 K 모델들은 4기통 엔진을 탑재한 고속, 고성능 모터사이클이다. 보통 대형 투어러나 네이키드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클래식이나 헤리티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인지 보통 카페레이서나 스크램블러 같은 클래식 모터사이클 커스텀은 대부분 R엔진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예쁜 클래식 바이크를 만드는데 페어링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못생긴 K 시리즈를 베이스로 삼을 필요가 없으니까. 그런데도 굳이 K75를 가져와 결국 아름다운 카페레이서로 다시 탄생시킨 마르코 마테우치 (Marco Matteucci) 가라지의 고집은 알아줄 만하다.
이탈리아의 마테우치 가라지 역시 다양한 카페레이서와 트래커 커스텀을 메인으로 삼는 커스텀 빌드다. 보통은 혼다나 야마하의 공랭 엔진 네이키드, 혹은 BMW의 R 엔진 모델을 가져다가 주로 카페레이서 커스텀 작업을 한다. 그래서 이 카테고리에 포함된 BMW K75 베이스의 다보이아(Daboia)는 더욱 특별하다. 이걸 카페레이서로 만들기 위해 마테우치는 페어링과 카울을 모두 뜯어내고, 엄청난 수의 커스텀 브라켓을 제작해 카페레이서에 맞는 다양한 파츠를 씌웠다.
우선 다보이아 카페레이서가 가진 선명한 컬러감은 이 커스텀의 가장 대표적인 아이덴티티다. 프레임과 리어 캐노피, 휠은 영롱한 깊이감의 블루 컬러를 적용했지만, 연료 탱크만은 선명한 레드 컬러로 존재감을 키웠다. 거추장스러운 페어링은 사라지고, 새롭게 배치된 배선과 브라켓 덕분에 원형 LED 헤드라이트를 달아 카페레이서다운 면모를 풍긴다.
파워트레인은 베이스 모델의 구성을 유지하지만, 리어 쇽업소버는 올린즈 제품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됐다. 프런트에도 320mm 사이즈의 디스크와 함께 올린즈의 도립식 포크를 적용했으며, 여기에 브렘보 브레이크를 매칭시켰다. 타이어는 고속 주행에 최적화된 메첼러 로드텍 스포츠 투어링을 신겼다. 그토록 못생겼던 K75를 이토록 아름답게 빚어낸 마테우치의 열정에 새삼 감탄하게 되는 커스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