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떠나간 바젤월드. 롤렉스와 파텍필립마저 이별을 고했다. 이 둘을 선두로 튜더, 쇼파드, 샤넬도 이탈 행렬에 가세한다. 최대 메인스폰서가 돌아섰다니, 다시 말해 100년이 넘도록 역사와 명맥을 이어온 세계 최대의 시계 박람회가 남은 날을 예측할 수 없는 시한부 행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롤렉스와 파텍필립을 포함 탈퇴를 선언한 5개 브랜드는 제네바 고급시계협회(FIHH)와 손을 잡는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내년 4월 개최되는 Watch & Wonders에서 얼굴을 비출 예정이라고. 그나마 위블로, 제니스, 태그호이어 등은 입장 표명이 아직이라지만, 양대산맥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사실상 사망선고에 직면한 바젤월드가 과연 이 위기에 어떻게 발버둥칠지가 2021년 시계 박람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 아닐까. 스마트 시계의 등장에서 코로나19, 쿼츠 파동 이후 끈끈한 결속을 맺어오던 스위스 시계 산업의 분열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시계 업계의 2021년 풍경은 매우 흐리되 지극히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