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커스텀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라이더 각자의 취향을 맞추기 위함이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커스텀들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오브제가 된다. 굳이 달리지 않아도 괜찮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전시용 쇼바이크 만으로도 커스텀 모터사이클은 나름의 소임을 다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노스 이스트 커스텀(North East Custom) 역시 혼다(Honda) CB400이나 BMW R 나인 T 같은 클래식 바이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신시키는 커스텀 빌드다. 하지만 꼭 달리기 위한 커스텀만 진행하지는 않는다. 거친 형님들 틈바구니 사이로 다소곳하게 자리한 JVLT 014 모터바이크를 보면 이들의 감성이 제법 포용력이 넓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JVLT 014 모터바이크도 일단은 카페레이서의 구색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체를 봐도, 디테일을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 프레임 위에 있어야 할 플라스틱 소재의 카울은 온데간데없고, 목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니 당황할 수밖에. 심지어 퓨얼 탱크의 기능을 하는 건 목재 안으로 삽입된 고풍스러운 유리병이다.
시트 역시 우리에게 익숙한 쿠션 형태가 아니다. ‘여기가 원래는 시트 자리였지’라고 살짝 귀띔하듯 얇은 패드가 딱딱한 나무 카울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밝은 톤의 목재와 어우러지는 프레임은 온통 크리미한 하늘빛으로 도색이 되어있어 우리에게 익숙한 ‘커스텀 모터사이클’이라는 단어의 개념을 통째로 뒤흔든다.
물론 바퀴야 굴러가겠지만 실제로 주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하지만 상식을 뒤엎는 디자인과 소재를 적용해 적어도 인테리어 소품이라는 역할은 제 몫을 다한다. 특히 푸른색의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그 자체로도 감성적이지만, 관절이 장착된 가변식이라 실용적인 면도 있다. 채광이 용이하지 않은 곳에 잘 배치해두고 독서등이나 무드등으로 쓴다면 눈과 마음이 모두 즐거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