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시계 디자이너이자 자신의 이름과 동명 브랜드를 세운 알랭 실버스테인(Alain Silberstein). 그리고 레센스(Ressence)를 연 베누아 밍티앙스(Benoît Mintiens)가 만나 시계를 대하는 그들만의 자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통적인 스위스 시계 산업의 틀에서 벗어나 경계 없는 매력을 선보인다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내놓은 아이템은 바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을 가진 그레일 워치 1: 레센스 × 알랭 실버스테인 “카르페 디엠”이다.
실버스테인은 프랑스 예술가 필리프 드 샹파뉴(Philippe de Champaigne)의 정물화에서 영감을 받아 이 디자인을 완성했다. 아름다운 자태로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테이블 위에 자리하던 꽃도 물기 없이 바스락거리는 몸짓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처럼 어쩌면 삶의 본질인 덧없음을 표현하는 시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지만 그는 허무한 결말보다 현재를 어떻게 지나야 하는지 우리에게 말하듯 지금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이라는 라틴어를 이곳으로 소환했다.
이 시계에는 ETA 2892/A 베이스로 만든 브랜드 고유 ROCS 1(Ressence Orbital Convex System) 칼리버를 탑재했는데 특허받은 이 디스플레이 모듈로 시, 초, 요일을 표시하는 세 개의 서브 다이얼이 각각 회전하며 시간을 가리킨다. 그리고 그 위 튤립, 해골 등을 올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감성을 드러내며, 슈퍼 루미노바 덕 어둠 속에서 키치한 감각이 더욱 살아난다.
41.5 x 11mm 5등급 티타늄 케이스로 제작됐고 앞서 언급했듯 무브먼트는 셀프 와인딩 ROCS 1 칼리버를 얹었다. 파워리저브는 36시간이다. 생활 방수만 가능하다. 36개 한정판. 가격은 22,500스위스프랑으로 한화 약 2,930만 원이다. 그레일 워치에서 판매하며 부가세는 별도다.
봄 타는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시계 사이트를 기웃대고 있다면, 2022년 K-드라마 남주들은 어떤 시계들을 찼는지 그들의 플렉스를 훔쳐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