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기업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은 조금 독특한 구석이 있다. 스웨덴의 복지국가 물을 먹고 자라서 그런지 범인들의 상식에서 벗어난 자유분방하면서도 창의적인 음향기기를 선보인다. 이런 독특함이 또 잘 먹히는 모양이다. OB-4 라우드 스피커 같은 경우 큰 인기를 얻어 오프화이트와의 컬래버 제품을 내놓기도 했고, 판매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품절이 되기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쌓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도 꽤 기발한 제품을 선보였다. 뛰어난 휴대성을 갖춘 오디오 믹서 겸 오디오 인터페이스 TX-6가 그 주인공. 일단 스펙만 보면 꽤 괜찮아 보인다. 90mm x 62mm x 23mm의 손바닥만 한 크기에 무려 6개의 스테레오 인풋 채널과 2개의 스테레오 출력 채널을 가지고 있으며(32-bit, 48kHz 녹음 지원), 이퀄라이저, 필터, 컴프레서, 디지털 이펙트 등 다채로운 기능을 꽉꽉 채워 넣었다.
작은 크기에 꽤 많은 수의 노브가 달린 걸 보면, 체구와 별개로 얼마나 다양한 컨트롤이 가능한지 알 수 있다. 각 채널별 3밴드 이퀄라이저 노브와 볼륨 페이더로 녹음 사운드를 조절할 수 있고, 각 노브는 다른 기능으로 커스터마이징 할 수도 있다. 기기 자체로 리버브, 코러스, 딜레이, 디스토션 등 8가지의 이펙트를 믹싱할 수 있으며, 신디사이저, 시퀀서, 튜너, DJ 믹서 등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Aux/Cue 아웃 잭 및 6.35mm 메인 아웃풋 잭을 포함하고 있으며, USB-C 포트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과의 연결도 지원한다. 블루투스 지원으로 전용 앱을 통한 무선 컨트롤도 가능하다. 또한,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답게 내장 배터리를 탑재, 완전 충전 시 최대 8시간의 사용이 가능하다. 녹음 상태 및 볼륨을 표시해주는 기기 상단의 64 x 48픽셀 OLED 디스플레이는 눈이 즐겁지는 않지만 필요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모자람이 없다.
다 좋은데 조금 비싼 감이 있다. 1,119달러로 한화 약 150만 원. 음향 좀 다룰 줄 안다는 사람이 100만 원대 이상 제품으로 넘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다른 쟁쟁한 기성 제품들이 이 가격대에 포진하고 있어서 일단 실사용기가 좀 더 나온 후에 구매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비싼 신제품 구매는 언제나 후발대가 진리다.
주머니 사정만 넉넉하다면, 깁슨이 선보인 데이브 머스테인의 첫 시그니처 기타 ‘플라잉 V EXP’를 연결해 녹음해보고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