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Jacob & Co)와 하이퍼카 부가티 시론의 만남은 짜릿했다. 취향의 호불호를 떠나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 획기적 기술력이 들어갔다는 사실에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대중성, 상업성이야 어떻건 간에 존재만으로 놀라운 모델, 제이콥앤코 x 부가티 시론 투르비용의 얘기다.
시론에 탑재된 W16 엔진이 투르비용 무브먼트로 환생했다. 이 시계를 이루는 578개의 부품을 설계하기 위해 제이콥앤코가 들인 시간 꼬박 1년.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만든 실린더 블록, 피스톤과 커넥팅 로드, 크랭크축 등 디테일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살아 숨 쉬며 조화를 이룬다. 16개의 피스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럭셔리 시계라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예술작품의 아우라가 느껴지기도. 28만 달러, 한화 약 3억 4천만 원이란 억 소리 나는 가격이 타당하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그렇다고 또 납득이 안 가는 건 아닌 기묘한 감정이 드는 이유다.
연료 게이지를 닮은 배터리 인디케이터, 터보차저 모형 등 엔진 모형 외에도 시론에서 따온 다양한 요소들이 구석구석을 장식한다. 케이스 소재는 티타늄. 가로 54mm 세로 44mm의 터프한 규격으로 나왔으며, 60시간 파워리저브를 지원하는 칼리버 JCAM37 수동 무브먼트로 구동된다. 전 세계 250개 한정 판매한다는데, 제이콥앤코와 부가티 그들의 4억 리그에 과연 몇 명이나 뛰어들는지 여부엔 물음표를 남겨 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