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과 스펙 관련 여러 루머가 나돌았던 X-E5 모델. 요즘 열일하는 후지필름(Fujifilm)에서 X-E5를 공개했다. 4년 전 출시되었던 X-E4 모델 후속작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는 물건. 가벼운 팬케이크 렌즈 XF23mmF2.8 R WR도 함께 발표했다.
후지필름 X-E5가 렌즈 고정식 X100VI 모델과 달리 X 마운트 시스템 렌즈 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인 점도 기억하자. 렌즈 교체가 가능한 활용성 면에서는 X-E5의 승. 조리개값은 X100VI가 F2로 더 밝다.

이번 신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필름 시뮬레이션 다이얼이 적용된 것이다. 필름회사의 강점을 내세운 필름 시뮬레이션 기능이 상단 작은 원형 창을 통해 표시된다. 그레인 효과, 하이라이트 및 섀도 응답, 선명도, 노이즈 감소, 컬러 크롬 효과 등 20개의 다양한 옵션이 있고, 3가지 커스텀 설정을 통해 재설정 없이 쓸 수 있다. 브랜드 고유 기술력을 빈티지한 물성으로 표현한 감각이 마음에 든다.

뷰파인더의 레트로 디스플레이 모드도 인상적이다. 마치 LED 디스플레이를 보는 것처럼 노출 모드, 노출 설정, 배터리 표시만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레트로한 감각을 바디 디자인뿐만 아니라 더욱 디테일한 곳에도 심어 넣은 셈. 밋밋했던 전작 바디와 달리 그립감도 훌륭해졌다. X100VI와 유사한 실루엣이다.
센서는 고해상도 40.2MP X-Trans CMOS 5 HR을 탑재했다. 이는 X – T5 센서와 동일하다. 후면 디스플레이는 180도 틸트로 104만 화소 터치스크린을 지원한다. 바디 내장형 손떨림 보정 기능도 추가되어 최대 7.0스톱 보정 효과를 지원한다. AI 기반 자동 초점, 14bit RAW 사진, 그리고 6.2K 29.97fps 동영상을 제공한다.

배터리와 메모리카드 포함 무게는 약 445g이다. 전작 대비 80g 늘었다. 크기는 124.9×72.9×39.1mm. 입문기로서 사랑받던 X-E 라인이지만 가격이 박하게 책정됐다. 1,699달러, 한화 약 230만 원 수준. 렌즈 키트 구매 시 가격은 1,899달러(약 260만 원)이다.
후지필름 플래그십 라인인 X – T5보다 성능 면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동일 가격으로 출시되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하지만 실용보다 감성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새롭게 추가된 레트로한 기능과 너무나 수려한 디자인을 당해낼 재간이 있을까. 어딘지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에디터와 같이 궁극의 ‘F’라면 그냥 사는 걸로. 물량 부족으로 애태웠던 전작의 상황이 반복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매일 들고 다녀도 좋을 후지필름 X-E5. 그리고 특히 더운 여름 매일 가지고 다니면 좋을 아이템은? 바로 경량 바람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