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시계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이나 알 법한 브랜드 부로바. 비록 현재의 인지도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꽤 흥미로운 역사를 지닌 시계사에 있어 중요한 이름이다. 특히 아큐트론 컬렉션을 제외하고서는 부로바를 얘기할 수 없는데,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20세기 중반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음차시계 라인업을 말한다. 이 책은 기계식 시계가 전부였던 그 시절 오늘날 쿼츠 시계의 선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전지시계 아큐트론을 내놓으며 1세대 아이폰 못지않은 혁신을 몰고 온 그들의 드라마를 품고 있다.
시계 분야에 교과서가 있다면 분명 아큐트론 이야기가 수록됐을 것이다. 밸런스 휠 대신 소리굽쇠에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오토매틱 무브먼트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고진동(초당 720회)의 무브먼트를 탑재한 ‘최초의’ 모델이니까. 더군다나 시계사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쿼츠 무브먼트의 선구자이기도 하고 말이다. 60년대 탄생한 영광의 오리지널부터 스페이스뷰, 아큐트론 DNA, 레거시 등 21세기형 아큐트론까지 고유의 메커니즘과 철학, 부로바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열렬히 논한다고. 빈티지 시계와 역사를 좋아한다면 일단 펼쳐 보시길. 151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