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노이즈 캔슬링이 대세다.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착용해도 외부의 소리가 계속 들리면 음악 감상에 방해가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서, 노이즈 캔슬링은 ‘좋은 음질을 보장하는’이어폰이라면 필수적으로 탑재해야만 하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노이즈 캔슬링이 가진 단점도 분명히 있다. 음악을 듣기 시작하는 순간, 세상과 차단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설 때마다 절대 이어폰을 귀에 꽂고 길을 건너지 말라는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지 않은가. 당연히 사회생활에서도 차질이 생긴다. 상대방이 뭐라 하든지 내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으니, 요즘은 대화 중에는 이어폰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에티켓이 되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소니 Xperia 이어 듀오 헤드셋(Sony Xperia Ear Duo Headset)을 소개한다. Sony는 탁월한 음질을 자랑하는 음향기기를 제작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만큼 여태껏 거의 모든 제품에 노이즈 캔슬링이 탑재되어 있었으나, 스마트 세대에 더욱 더 어울리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과감히 이 기본 옵션을 빼버렸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용 중에도 바깥소리가 사용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다가 정차역 안내 방송을 듣지 못해서 내려야 될 때 못 내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도록. 또한, 이 제품은 Google Assistant나 Siri 같은 인공지능 비서와 연동되어 미래의 스케줄이나 오늘의 일기예보와 같은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받을 수 있다. 하루 종일 소니 Xperia 이어 듀오 헤드셋을 착용하고 있으면서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음악을 듣고, 얘기를 나누고 싶을 때는 얘기를 나누고,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때는 엣지 있게 인공지능을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의 ‘차단’이 아닌 세상과의 ‘접속’을 위한 이어폰, 어쩌면 새로운 리스닝 패러다임의 시작일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