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볼레백은 조금 특이한 브랜드다. 현재의 유행이 아닌 미래의 필요성, 안정적인 상황이 아닌 극단의 상황을 바라보고 옷을 제작한다. 자동차에 매달고 달려도 끄떡없는 옷, 100년 동안의 산악생활도 가능한 옷, 어떠한 바이러스도 침투하지 못하는 옷, 우주 한복판에서도 숙면을 보장해주는 옷 등이 그 예이다. 그렇다고 디자인이 난해하거나 촌스러운 것도 아니다.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는지, 볼레백은 2015년 런칭 이래 놀랄만한 성장과 인기를 성취했다.
볼레백이 새롭게 선보인 파카 노마드 퓨퍼(Nomad Puffer)도 마찬가지이다. ‘북극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이 이번 노마드 퓨퍼의 콘셉트이다. 실제 북극 노마드들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사용했던 옷 제작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북극 노마드들은 뛰어난 발수력과 보온력을 가진 바다표범 내장을 이용했다고 하며, 이는 오늘날의 기준에서도 매우 혁신적인 형태의 옷이라고 평가된다.
노마드 퓨퍼는 이와 최대한 유사한 촉감과 기능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볼레백은 제품에 고도로 컴팩트한 충전재 및 촘촘한 더블 스티치를 적용하여 보온성을 높였으며, 부드러운 질감을 살리기 위해 특수 가먼트 다잉 처리를 해 마치 ‘제2의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편안하고 포근한 착용감을 선사한다고 설명한다.
70%까지 부피를 줄인 충전재의 압축 효율성 덕분에 옷의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오리털 혹은 거위털이 아닌 재활용 플라스틱을 충전재로 사용하였으며, 이는 구불구불한 형태의 구조로서 옷 안쪽에 형성되는 공기층을 더욱 많이 확보해 보온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충전재의 섬유조직 구조가 모두 달라 편안한 움직임과 높은 통기성을 확보해준다.
디자인 또한 훌륭하다. 언뜻 보면 군용 ‘깔깔이’ 느낌이 나지만, 독특한 크로스오버 카라와 오버사이즈 후드 그리고 가먼트다잉을 통해 완성된 오묘한 색감에서 높은 세련미가 느껴진다. 두 개의 히든 집업 사이드 포켓, 한 개의 집업 체스트 포켓, 두 개의 안 주머니를 포함 총 5개의 주머니로 편의성도 높은 편.
옷 전체는 100% 폴리아미드로 제작되었고, 충전재는 재활용 페트병 50% 및 폴리에스터 50%로 구성되었다. 무게는 1,000g, 모든 제품은 수작업으로 제작 및 염색된다. 가격은 1,095달러, 한화 약 130만 원으로, 이 제품과 세트로 출시된 퓨퍼 팬츠는 645달러(약 77만 원)에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
퓨퍼 하나로도 보온력은 보장될 테지만, 더 강렬한 따뜻함을 원한다면 머리와 목을 좀 더 두둑이 감싸야 할 것. 임볼든에서 20만 원 이하의 저렴하고 예쁜 목도리 아이템을 소개했으니,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