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읽는 시대에 아트북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한 페이지를 이미지로 꽉 채우는 깊이감, 빽빽한 텍스트에서 벗어난 해방감 때문일 거다. 책상 위에 슬쩍 올려놓기만 하면 인테리어 효과도 보고. 그래서 사람들은 아트북을 산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아트북 출판사 애슐린(Assouline)이 만든 노트도 이와 같다. 쓰지 않기 위해 사는 노트다. 왜냐하면 그저 바라만 봐도 좋으니까. 마치 읽지 않는 아트북처럼 말이다. 표지만 보고 있어도 영감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페이지를 펼쳐 뭐라고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텅 빈 페이지가 머리를 맑게 해주는 기분도 든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트북 출판사가 만들었으니, 제본의 모양새도 분명 다를 것. 아트북을 만들 듯 전통적인 기술을 사용해 손으로 표지를 묶었다고 한다. 이국적인 표지 디자인은 우즈베키스탄 아티스트의 전통 문양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았을 뿐인데 우즈베키스탄으로 순간 이동하게 되는 신통한 노트. 텍스트로 가득 차 있지 않은 노트라서 더 좋다. 가격은 65달러(약 8만 9천 원).
여행길에 나서는 당신을 위해 캐리어를 골랐다. 예쁜 건 기본, 가볍고 튼튼한 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