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어젯밤 부서져라 술잔을 부딪히며 밤새 달릴 때는 그토록 즐거웠건만, 눈을 떠보니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군지, 도대체 머리는 왜 이토록 아픈 건지. 당장에라도 올라올 것만 같은 헛구역질을 참아내며 ‘다시는 술 먹으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라는 다짐을 되새기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 다시 밤이 되면 그 다짐은 휴지조각이 된 채, 우리는 그렇게 또 술잔을 기울이곤 한다.
기왕 지키지 못할 다짐,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는 게 낫지 않을까. 영국 노포크에 기반한 디자인 하우스 멘즈 소사이어티(Men’s Society)가 어차피 지키지 못할 헛된 다짐이라면 뒤처리라도 잘하라는 의미를 담아 위스키 행오버 키트를 선보였다. 참고로 멘즈 소사이어티는 출발부터 남자들의 소소한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움이 될만한 제품을 제작하는 생활밀착형 브랜드다.
멘즈 소사이어티의 위스키 행오버 키트는 숙취로 너덜너덜해진 몸을 빨리 회복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한국인의 마인드맵으로는 ‘숙취 해소=해장국’의 공식이 성립하겠지만, 이 키트는 전혀 다른 분야를 담고 있다. 버블배스, 아이크림, 미스트, 이어플러그, 그리고 안대의 조금 독특한 구성이다.
각 제품은 귀여운 사각 철제케이스에 깔끔하게 담겨있으며, 음주 후 혹은 그 다음날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술 먹고 코알라가 되어 가출한 우리의 제정신이 이걸 과연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가격은 25파운드다.
물론 이걸 쓰려면 얼큰하게 취할 알코올도 필요할 터. 최근 출시된 처음처럼 x 빠삐코 같은 희대의 컬래버 괴작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