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애스턴마틴(Aston Martin) 모델 중에서도 본드카를 상징하는 차량은 바로 DB5다. 007 시리즈에 가장 많이 얼굴을 비춘 모델인데, 이 본드카를 왜건으로 만든 버전이 있다. 그 이름도 유명한 DB5 슈팅브레이크다. 당시 애스턴마틴의 대주주였던 데이빗 브라운이 사냥과 폴로 같은 레저 마니아였는데, 그의 취향을 반영해 래드포드라는 코치 빌더에게 아웃소싱을 맡겨 왜건으로 제작한 모델이다.
당시 딱 12대만 생산된 슈팅브레이크 중 하나가 최근 RM소더비 경매에 등장했다. 1965년식 차량인데,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좌핸들 모델이라는 점이다. 12대의 1965년식 래드포드 DB5 슈팅브레이크 중에서도 좌핸들 모델은 단 4대만 제작됐는데, 그중 하나가 올라온 것.
다행히 이 차량은 54년이라는 오랜 시간에도 불구하고 단 세 명의 오너만이 거쳐갔다. 가장 최근의 차주는 4.7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보어업을 했고, 트리플 SU HD8 캬뷰레터를 장착했다. 미션도 순정과 다른 5단 ZF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두 번째 차주의 작품이라고. 실버 컬러 외장은 순정 상태에 가깝게 새로 복원했고, 왜건인 만큼 후방에는 트렁크가 아닌 해치백 형태의 도어가 올라가 있다.
참고로 1965년 당시 차량 출고가가 무려 영국 주택 매매가 평균의 2배였다고. 그때의 시세를 반영한다면 아마 이번 경매에서 이 차량의 예상 낙찰가가 어느 정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섀시 넘버는 DB5/2273/L이다.
- 파워트레인: 4.7리터 가솔린
- 변속기: 5단 ZF 변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