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그만큼 누군가의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것인데, 여태까지의 대부분의 제품들이 ‘케이스’라는 화려한 껍데기를 방패 삼아 그 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도 모르게 잘 감춰왔다.
그런데 뜬금없이 무소유의 마음가짐으로 케이스라는 겉치레를 훌훌 벗어버리고 진실된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며 갑자기 툭 튀어나온 턴테이블이 하나 있다. 바로 디자이너 Yakir Buaron이 디자인한 턴테이블 컨셉트. 어머님들이 생선을 다듬을 때 사용하시는 도마와 같은 나무 위에 턴테이블의 바늘, LP가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플래터, 그리고 파워밴드가 오밀조밀 조화로운 모습으로 위치해 있다.
요즘 거의 디지털 형식의 음원이 주를 이루고 있어 LP의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가끔 LP 특유의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이왕 륄랙스 하는 김에 이 턴테이블 컨셉트와 같이 무소유의 마음가짐으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