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미를 더한다고 맛있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드카를 통해 배웠다. 메이플 시럽도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맛인데 굳이 무엇을 더 첨가해야 할까 싶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Runamok 배럴 에이지드 메이플 시럽(Barrel-Aged Maple Syrup)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다양한 맛의 콤비네이션이 이렇게도 잘 어울릴 수 있나 싶다.
Runamok 팀은 설탕 제조 시즌만 다가오면 북 버몬트 지역에서 1,500 에이커쯤 되는 대지에 퍼져있는 81,000 그루의 나무의 액을 추출한다. 나무의 온도와 습도를 꼼꼼하게 관찰하면서 액을 추출한 뒤에 가공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물을 날려버린 후 때가 되면 병에 담기 시작하는데 배럴 에이지드 메이플 시럽은 한가지 과정을 더 거친다. 추출한 액을 위스키, 버번, 럼, 진을 숙성 시켰던 배럴에 부어서 1년 가량 숙성을 시키면 알코올은 없지만 시럽에 위스키의 향과 버번의 풍미가 더해진다. 메이플 시럽과 잘 어울리는 것을 떠올리면 팬케익이나 와플을 제외하고 바닐라, 시나몬, 혹은 하비스쿠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래서 위스키 향을 입히는 것이 이미 맛있는 시럽을 망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겠지만 그 결과물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훌륭하다는 것은 반전 그 자체다. 여기에 French Culinary Institute에서 학위를 수여한 공동 CEO인 Laura Sorkin이 메이플 시럽의 맛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수 많은 레시피를 공유하기 때문에 색다른 맛의 요리를 해먹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이제는 매일 아침 팬케이크에 뿌려 먹는 일반 메이플 시럽이 지겹다면 Runamok으로 변화를 주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