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의 여행이 끝나고, 입국심사 후의 마지막 관문 짐 찾기. 차라리 회전초밥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기라도 하겠는데 이건 뭐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가방 때문에 하염없이 서 있자니 아주 미추어버릴 지경이다. 그때 할 수 있는, 심심함을 달래줄 수 있는 게임 중 하나가 다른 사람 가방 데코레이션 구경하기. 가방이 나오는 순서는 내가 어쩔 수 없지만, 나오는 순간! 내 눈에 바로 띌 수 있게 하는 데코레이션은 가능하기에 기상천외한 장식을 장착한 가방들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청테이프 미라부터 시작해서 노란 손수건, 깃발 등등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템들이 가방을 감싸 안고 주인장이여 날 좀 보소-를 외치며 벨트 위에 놓여 있다. 뭐 한눈에 띄면 가장 좋긴 하겠지만, 청테이프 미라까지는 가지 않고 점잖은 방식으로 내 가방을 알아볼 수는 없는 걸까?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Porter & Hazel이라는 자그마한 숍에서 제작한 느낌 있는 가죽 가방 태그를 소개하고자 한다. 브라운, 탠, 레드, 블랙 등 총 11가지 다양한 색상의 가죽에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 넣은 태그를 제작할 수 있다. 가죽이라 튼튼하고, 세월이 갈수록 그 느낌의 깊이도 더해지고, 가격도 $26(약 3만 원)이라 부담도 적다.
핸드폰부터 시작해서 자동차, 자전거, 이제는 줄넘기까지 스마트해지고 있는 요즘,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 충만한 아이템 하나 가지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