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야구장에 놀러 가봤다면, 잠시 하던 것을 멈추고 추억에 잠겨보자. 야구를 볼 줄도 몰랐을 때, ‘안타’를 외치시는 아버지를 따라 소리를 지르고, 엄마한테는 비밀이라며 손에 하나 들려주셨던 핫도그는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열심히 두들겼던 비닐 응원봉은 그날 하루 나만의 야구 방망이가 되어 타자들을 흉내 내곤 했었다. Pillbox는 그런 물건들을 만드는 회사다. 단순한 야구 배트가 아닌, 추억이 깃든 올드 스쿨 느낌의 배트들 말이다. 그리고 Pillbox Short Bats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글자 그대로 짧다. 약 43cm 정도의 길이로, 메이저리그의 모든 배트가 약 107cm 이하라는 점을 고려하면 많이 짧다. 총 9가지의 디자인이 존재하며, 각각의 디자인은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야구에 대한 사랑이 넘쳐났던 뉴욕, 위스콘신, LA, 샌프란시스코 등 9개의 주나 도시를 상징한다. 모든 제품은 미네소타주의 위노나(Winona)라는 도시에서 생산되고 칠해진다. 잠실야구장에는 잠실야구장만의 색깔이 있듯 미국에는 미국만의 야구 문화가 있는데, 아빠를 따라 야구장에 놀러 온 아이들이 기념품으로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이 Short Bats였다고 한다. 동심을 제대로 저격한 제품이 아닐 수 없다. 작은 사이즈 탓에 제대로 된 야구를 즐기기는 조금 어려울 것이다. 테니스 공정도야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사무실이나 집에 장식용으로 두는 것이 아닐까 싶다. 화가 날 때마다 눈길이 가겠지만 참도록 하자. Pillbox Short Bats도 어쨌든 야구 방망이는 야구 방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