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며 세상 만물이 그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가벼워지고, 또 얇아지고 있는데, 남성들의 지갑만큼은 아직 산란기의 펭귄들처럼 뚱뚱하기만 하다.
신분증, 신용카드, 명함, 영수증 등 그냥 일단 집어넣고 보는 남자들 덕택에 가죽이 늘어날 때까지 늘어나, 당신의 뒷주머니에서 계획에도 없던 엉덩이 뽕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는 불쌍한 지갑. 이제 그 지갑의 무게를 조금 덜어줘야 할 때가 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고 하지 않나. 무거운 카드와 명함들에겐 따로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고, 신용카드에 가려져 소외당하던 지폐들에게 블링블링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어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 주도록 하자. 이번 폴 스미스에서 나온 멀티 스팟 머니 클립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의 자태에 ‘신호등 사탕’같은 포인트들이 더해져 단순한 지폐 보관소 이상의 매력을 풀풀 풍기고 있다.
부디 $95(약 11만 원)만 투자해서, 이제는 슬림한 바지 핏도 제대로 살리고, 계산대 앞에서 펭귄같은 지갑도 그만 좀 뒤적거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