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데킬라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꼽자면 패트론(Patrón)이 첫손에 꼽힐 것이다. 사실 마니아들은 돈 훌리오(Don Julio)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하지만 미국 자본의 힘 덕분에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떨어지는 패트론이 훨씬 더 글로벌한 인지도를 획득할 수 있었다.
마니아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걸까. 새로운 패트론 에스테이트 릴리즈( Patrón Estate Release) 데킬라가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그런데 각오가 대단하다. 단지 병을 예쁘게 만들고 뭔가 살짝 첨가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뿌리부터 새로 갈아엎었다.
데킬라에 쓰이는 가장 중요한 핵심 원료는 바로 용설란이다. 그동안 패트론은 멕시코 할리스코 지역의 푸른 용설란(Blue Agave)을 썼는데, 이번 에스테이트 릴리즈의 용설란은 아토토닐코 엘 알토 지역에서 난다. 이게 왜 중요하냐고? 푸른 용설란은 제조과정에만 무려 10년이 걸리는 귀하신 몸이기 때문. 특히 부지 선정부터 재배 환경, 제조까지 정말 많은 연구와 노력, 시간이 필요하다.
아토토닐코 엘 알토 지역의 토양 특성과 새 원료 덕분에 패트론 에스테이트 릴리즈는 기존과 다른 독특한 맛을 만들어냈다. 향은 강렬하지만 입으로 넘기면 부드러운 감귤과 허브 맛을 느낄 수 있다. 살짝 후추 향이 나는 끝 맛도 인상적이다. 다만 이 한정판의 출시 계획은 오로지 북미 한정이라고. 미국에 사는 지인 찬스를 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