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The Moon

• 

• 

• 

• 

• 

•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인 『이미지의 배반』은 다들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누가 봐도 담배 파이프처럼 생긴 그림 아래에 “Ceci n’est pas une pipe” (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작품이다. 캔버스 앞에 선 사람들은 작가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그 문구를 넣었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옆으로 돌려보고 뒤집어 보고 해도 그저 파이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파이프가 아니라는 것일까? 사실 관습에 따르면 파이프의 그림이 맞지만, 마그리트는 관습적 사고방식을 타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림과 모순되는 문구를 삽입한 것이다. 아무리 화가가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고 하더라도 대상의 재현일 뿐이지 그 대상 자체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다.

‘Not the Moon‘ 역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과 비슷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언뜻 보면 위성으로 촬영한 달의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아침에 흔히들 먹는 팬케이크이다. 그렇다. 실제로 보이는 것은 달이 아니라 600mm 렌즈로 촬영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촬영 방식으로 팬케이크를 디지털화한 모습이다. 정확히 100점 한정 제작된 ‘Not the Moon’은 현대판 ‘이미지의 배반’으로 달인 듯 달이 아닌 달 같은 팬케이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