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엄청난 수집품과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데 둘 곳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눈을 더욱 크게 뜨고 보길. 최근 Anderman Architects가 컬렉터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Muse(um) House라는 이름이 붙은 이스라엘 Ra’anana의 이 집은 말 그대로 박물관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온, 수집가를 위한 모범적인 레퍼런스다.
420.0 제곱미터의 이 공간은 2017년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박물관’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내세운 이들은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큐레이터의 관점으로 모든 설계를 기획했다. “우리가 프레임을 세울 테니, 당신은 여기에 콘텐츠를 채우리라”는 캐치프레이즈만 보아도 이 집이 가진 명확한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Muse(um) House는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면서도, 박물관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내외관의 디테일을 갖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콘크리트의 벽면, 마감되지 않은 거친 강철 프레임, 녹슨 철의 느낌을 주는 다양한 내외장 패널들은 단단한 신뢰를 주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OSB 합판 같은 소재들도 함께 사용해 따스한 가정의 느낌도 놓치지 않았다. 계단의 각 스텝은 분리형으로 되어있어 시각적·실용적인 면에서 모두 장점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내부는 다양한 수집품들을 배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채로운 진열장과 선반들은 집 안 구석구석에 위치해있고, 이를 편리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사다리도 마련되어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히든 스페이스와 유리 패널도 이 집을 더욱 재미있게 채우는 디테일이다.
다행히 그동안 모아둔 컬렉션을 둘 데가 없다는 고민은 사라지겠지만, 대신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갈팡질팡할 일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집에서 한 두어 달만 지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장래 희망이 큐레이터로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