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세계만큼 창의적인 언어의 유희가 벌어지는 곳이 또 없다. 부모님에 대한 안부를 묻는 따스한 멘트부터 원만한 사회생활을 걱정하는 측은지심의 말까지. 이처럼 다채롭고 감각적인 게임 언어 중 ‘발컨’이라는 말이 있다. 신체 부위 ‘발’과 통제, 조종을 뜻하는 영어 ‘컨트롤(control)’을 합쳐 만든 신조어인데, 흔히 게임 조작에 미숙한 이를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제 발컨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면 안 될 것 같다. 실제 발로 하는 컨트롤을 ‘신컨(신의 컨트롤)’으로 격상시켜줄 제품이 나왔기 때문. 대만의 컴퓨터 하드웨어 제조 기업 MSI가 선보인 ‘MSI 리버레이터(Liberator)’는 3 스위치 구조의 게이밍 페달로서, 다양한 커맨드를 각 스위치에 마음대로 설정하여 즉각적으로 입력할 수 있는 제품이다.
MSI 리버레이터 좌, 우, 중앙에 위치한 세 개의 스위치는 핫 키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액션 게임의 복잡한 콤보, 오만 가지 방법으로 설정을 바꿔도 불편한 위치에 있는 키, 대전 격투 게임의 초필살기같이 어려운 조작 등을 각 키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스트리트 파이터 V> 주인공 류의 ‘진공파동권’ 혹은 <KOF 15> 캐릭터 쿠사니기 쿄의 ‘182식’ 커맨드 ‘⬇↘➡ ⬇↘➡ + P(A or C)’를 페달 키 중 하나에 입력하고 발로 누르는 것만으로 발동이 되는 식이다.
각 키는 100ms의 빠른 응답률로 즉각적으로 발동이 가능하며, 사이드 키캡 두 개는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취향에 맞는 키감을 선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페달 각도를 8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최대 네 개의 MSI 리버레이터를 연결해 총 12개의 페달 키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 모든 PC 게임과 호환 가능하다.
1천만 회의 클릭까지 견뎌내는 훌륭한 내구력과 감성을 더해줄 RGB 라이트도 매력 요소. 인게임 커맨드 입력뿐만 아니라 통화 착신 및 음성 채팅 수락, 음악 트랙 전환, 영상 편집, 악기 연결 등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개의 USB-C 포트를 갖추고 있으며, 크기는 74.3mm x 202.9mm x 274.45mm, 무게는 1.42kg이다.
현재 킥스타터 펀딩 중으로 최저 149달러부터 판매되고 있다. 발송은 올해 12월부터. 얼마 전 출시일을 발표한 <바이오하자드 RE:4> 플레이 시 사용한다면, 끔찍한 좀비들 순삭하는 건 일도 아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