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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가지고 있어야 할 소양이란 무엇일까. 안전한 집을 위한 설계 능력, 의뢰인이 요구하는 핵심을 파악하고 이를 집에 반영하는 능력, 주변 지형과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 자재에 대한 지식과 재료의 특성을 분석하는 능력 등이 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확실한 디자인 철학이 접목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피조물이 탄생할 것이다. 그런 건축물의 예가 되는 집을 소개한다. 바로 Fualkner Architects가 지은 Miner Road이다.
두 아들을 둔 젊은 부부는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위치한 Fualkner Architects를 찾아가 아이들과 가족을 위한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효율이 좋은 집을 의뢰했다. 레그 폴크너(Greg Faulkner)는 이 부부의 요구에 오크나무가 멋들어지게 드리운 오린다(Orinda) 8에이커의 경사 지형에 마이너 로드(Miner Road)라 부르기로 한 인상적인 결과물을 선사했다. 한눈에 보기엔 미술관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뢰인이 원했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젊은 부부에게 맞는 트렌디한 감성의 가구들과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색감의 자재를 사용했다. 가장 큰 포인트가 되는 강철판은 비가 올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운치를 더한다.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외형이지만 시원한 유리창 넘어 보이는 따뜻한 가정의 모습이 오히려 아늑함을 느끼게 하고, 내외부에서 비추어지는 자연광과 조명이 천연 자재인 오크 나무와 어우러져 오히려 더 자연을 쏙 닮은 모습이다. 여기에 빗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공간까지 설계해 Miner Road의 곳곳이 의뢰인이 원하는 핵심요소들과 잘 맞물려 있다. 언젠가 나만의 건축물을 지을 때, 이런 소양을 갖춘 건축가를 만날 수 있길 미리 기도해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