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와 헤드폰만 주구장창 만드는 줄 알았던 영국의 기타 앰프 제조업체인 마샬(Marshall)에서 스마트폰 마샬 런던을 출시하였다. 마샬이 뜬금없이 애플이 부러워서 “나도 껴줘!!” 이런 마인드로 스마트폰을 만들었다기 보다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폰 제조업체들도 음향에 나름 신경을 쓰며 점점 밥그릇을 빼앗기게 될까 걱정이 되었는지 이번 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역습을 단행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좀 뜬금없긴 하지만 마샬은 역시 마샬. 전화기의 모든 전투력이 음악에 관련되어 최적화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엑기스는 잠시 후에 알아보기로 하고, 일단 스마트폰이라고 하니 기본 스펙은 한번 훑어주고 가는 것이 예의. 안드로이드 5.0.2 롤리팝을 운영체제로 사용하며, 퀼컴 스냅드래곤 410 1.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의 램, 16GB의 저장공간, 본체 전면 200만 화소, 후면 80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려 있다. 또한 4.7인치 HD(720p) 디스플레이와 착탈식 배터리(2500 mAh)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까지만 봐선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하여 스펙 상으로는 글쎄.. 딱히 뛰어나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일단 전면에 위치한, 저음을 묵직하게 때려줄 듀얼 스피커부터 시작하여 눌러주기만 하면 지정된 뮤직 애플리케이션을 바로 실행시켜주며 음악이 재생되는, 마샬 로고가 새겨진 황금 버튼, 세밀한 볼륨 조절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이드에 위치한 금빛 휠, 이 와중에 두 개의 오디오 출력도 가능해 연인끼리 각각 한쪽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 감상을 하는 꼴불견을 연출하지 않고, 더치페이와 같이 깔끔하게 두 개의 이어폰으로 각자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mp3, mp4, aac와 같은 포맷뿐만 아니라 flac 파일도 당.연.히. 재생이 가능하며, 기본 장착된 이퀄라이저로 더욱 섬세한 세팅이 가능해서 자신의 귀에 최적화된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이쯤되면 ‘음악 재생에 최적화된 스마트폰’ 보다는 ‘전화 기능이 장착된 오디오 시스템’이 더 어울릴 듯하다.
애플과 비츠의 합동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던 고급스러운 귀를 가진 여러분이여. 이제 이 정도면 만족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