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그 기술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그 기술들에 우리가 익숙해져 가도, 복고에 대한 그리움, 아날로그에 대한 감성은 언제나 살아있다. 가끔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의 최신기술 앞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대놓고 표출하기도 한다. 카메라는 그런 성향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카테고리에 있다. 수 천 만원 하는 디지털 카메라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에도 필름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러한 감성 카메라들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오스트리아의 로모그래피(Lomography)는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후지필름의 새로운 인스탁스 스퀘어 필름과 함께 하는 최초의 완전 아날로그식 즉석 카메라, 로모 인스턴트 스퀘어 카메라(Lomo’Instant Square Camera)를 공개했다.
아날로그 카메라가 크고 무겁다는 편견에서는 확실히 벗어난 제품이다. 펼쳤다 접을 수 있는 렌즈 부분으로 인해 컴팩트한 외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즉석카메라에도 화면이 생기고 디지털을 어설프게 덧대놓았던 몇몇 제품을 비웃기라도 하듯, 즉석카메라의 묘미인 셔터 누름과 즉석 사진 인출을 독특한 복고 색감의 카메라로 맛깔나게 살려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아날로그의 특성에 편리함을 주기위한 리모콘 조작은 셀카를 위한 필수품이다. 방식은 아날로그이지만 독특한 기능과 함께 찍는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사진 프레임의 밝기를 조절하여 다양한 연출을, 플래쉬 선택도 자유, 같은 피사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게 하는 멀티익스포져 모드, 그리고 셀로판지를 붙인듯 다양한 색감을 위한 컬러젤 플래쉬 필터까지. 아날로그의 감성안에서 즐길 수 있는 최대한의, 하지만 과하지 않은 기능들을 담고 있다. 얼마 남지않은 펀딩 종료시점에서 이미 목표액의 5배를 향해 가는 인기 제품이 된 로모 인스턴트 스퀘어 카메라는 여전히 목말라 하는 아날로그 카메라 유저들의 열망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