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가 빔(Beam Inc.)을 인수한 지도 어느덧 6년이 지났다. 빔 산토리(Beam-Suntory)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짐 빔을 과연 버번으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도 많이 오갔지만 어쩌랴.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그렇다고 꼭 단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덕분에 현재 전국의 수많은 술집에서 짐빔 하이볼을 마치 소주 들이붓듯 마실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산토리가 빔의 유산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최근 산토리가 전통적인 켄터키 버번을 독특한 방식으로 블렌딩 해 Legent 켄터키 버번을 출시했다. 이 작업에 가장 큰 주축이 된 건 짐 빔의 7대 마스터 디스틸러인 Fred Noe. 우선 오크통에서 1차로 숙성시킨 버번 일부를 다시 셰리와 레드와인 캐스크로 옮겨 2차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드라이하면서도 독특한 과일 향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이렇게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쳤지만 아직 마지막 관문이 더 남았다. 2차 숙성된 버번과 켄터키 스트레이트 버번은 산토리의 마스터 디스틸러인 신지 후쿠요의 손에 넘어간다. 기획 단계부터 Fred와 함께 구상했던 맛을 내기 위해 까다로운 블렌딩 과정을 추가로 거쳐야 Legent 이름을 단 켄터키 버번이 완성된다.
제조과정에서 드러나듯 Legent 켄터키 버번은 독특한 맛을 낸다. 버번의 전통적인 풍미와 함께 일본 위스키 특유의 깔끔함이 좋은 밸런스를 이룬다. 맑고 매끄러운 뒷맛도 특징. 현재 750ml 보틀 기준으로 3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