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먼밀러(Herman Miller)를 제외하고 모던가구를 말할 수 있을까. 정답은 ‘Never’다. 절대적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 있는 이유는 전 세계 모던 가구가 허먼밀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우리는 허먼밀러를 전설이라 일컫는다.
허먼밀러가 시작된 1920년대, 허먼밀러는 가구를 장식용, 혹은 과시용을 생각했던 미국인들의 관념을 뒤엎고 직관적이고 기능적인 사무용 가구를 선보였다. 당시 매우 파격적이었던 그들의 행보는 경제 대공황에 허덕이던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열풍은 전 세계로 번졌다.
Herman Miller: A Way of Living은 이렇듯 20세기 모던 가구를 대표하는 허먼밀러의 연대기를 볼 수 있는 책이다. 10개의 챕터에 걸쳐 수천 장의 일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608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삽화를 한장 한장 넘기다 보면 허먼밀러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뒤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이 디자인 애호가라면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서가에 꽂아둬야 할 귀중한 디자인 자산이니까. 그러나 굳이 디자인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시대를 풍미한 디자인 리더의 흔적을 살펴보는 일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