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부품을 덕지덕지 달고, 엔진룸에 각종 장비를 추가로 올려도 시간이 지나면 답은 하나로 귀결된다. 결국,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또 높은 값어치를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원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차라는 것을. 흔히들 이야기하는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이 공식을 충실하게 지킨 차량이 최근 Auxietre & Schmidt 경매에 등장했다. 4.0리터 V12 엔진을 단 최초의 미드십 양산차량인 람보르기니 미우라(Lamborghini Miura) P400으로, 1802엔진과 3420의 섀시 넘버가 일치하는 1968년식 차량이다. 출고 이후 독일과 일본 등지를 떠돌던 이 미우라 P400은 지난 1996년 프랑스의 한 클래식카 마니아에게 판매됐으며, 이듬해인 1997년에는 엄청난 공을 들여 결국 차량의 순정 색상인 Rosso Miura Acrilico 컬러로 복원을 마쳤다.
1997년 이래로 해당 미우라 P400은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며 관리됐다. 현재까지 서비스 기록이 모두 존재하며, 최근의 차주는 지난 8년간 독일의 클래식 람보르기니 전문가를 통해 꾸준히 점검을 받으며 컨디션을 유지했다고. 물론 복원 과정에서 아이보리와 브라운 투톤 컬러의 가죽 시트를 입히고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도 깨끗한 소재로 교체됐지만, 순정 상태의 통일감을 잘 살렸다.
사실 클래식카의 컨디션 하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주행거리. 물론 섀시 넘버 3420의 이 미우라 P400 또한 19,832km의 훌륭한 마일리지를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5년간 이 차량에 쏟아부은 정비기록과 함께 45건의 인보이스도 함께 갖추고 있으니 의심해서 무엇하랴. 두말하면 잔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