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본격적으로 쓰레기 재발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나이키 디자이너들은 제품 제작 시 생기는 폐자재를 스페이스 정크라 부른다. 좋게 말하면 자투리, 나쁘게 말하면 쓰레기인 이 부분들을 모아 나이키 스페이스 히피(Nike Space Hippie) 풋웨어 컬렉션을 선보였다. 기성 제도에 일갈했던 히피들처럼, 고급 재료 대신 의미 있는 시도로 기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태세.
실루엣은 총 네 가지다. 가장 먼저 시선을 낚아채는 부분은 바로 미드솔. 방음을 위해 벽에 붙이는 계란판처럼 오돌토돌한 텍스쳐에 다양한 색상이 불규칙하게 포진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베이퍼플라이 4% 제작 후 남겨진 줌X로 쿠셔닝을 만들고, 티셔츠 조각, 고무 조각 등을 갈아 야무지게 적용됐기 때문. 플라이니트 어퍼 또한 재생 폴리에스터가 85% 이상 사용된다.
아울러 포장까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생각해 만들었다고. 이름 또한 소박하게 지어 스페이스 히피에 숫자를 붙였다. 스페이스 히피 01, 02, 03은 봄에, 마지막 주자 04번은 여름 출시 예정. 위태로운 지구를 부축하며 지속 가능한 발걸음을 내딛는 나이키의 행보를 칭찬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