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브랜드 ‘오메가(Omega)’. 그중에서도 ‘스피드마스터(Speedmaster)’는 최초로 달에 간 시계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오메가가 하도 우려먹어서 욕을 먹고 있는 안타까운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워낙 상품성이 있는 모델이어서일까, 2012년 한 시계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아무 생각 없이 #SpeedyTuesday(화요일에는 스피드마스터를 찬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해시태그)를 사용했는데 이 해시태그가 엄청나게 유명해지는 바람에 결국에는 오메가에서 2017년 공식적으로 ‘스피디 튜즈데이(Speedy Tuesday) 스페셜 에디션’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여기까지만 해도 ‘시계 주제에 참 사연 많네…’라는 생각이 들 텐데 이게 끝이 아니다. 1971년 일본 TV 프로그램 ‘울트라맨의 귀환(The Return of Ultraman)’에 그 유명한 스피드마스터가 잠깐 등장했는데 원래 흰색이어야 할 초시계 침이 오렌지색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누군가에겐 사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 모델에 대한 공식 기록은 없었기 때문에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가짜다 vs 아니다’를 두고 피 터지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후에 논란이 된 시계는 아주 잠깐 생산된 공식 모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고, 유저들은 그 모델에 ‘울트라맨’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이렇게 흥미로운 스토리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안타까웠는지 오메가가 ‘스피디 튜즈데이 울트라맨’을 선보이며 마니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하였다. 울트라맨을 연상시키는 컬러를 시작으로 초 서브 다이얼에는 울트라맨의 실루엣이, (울트라맨은 3분 동안만 변신할 수 있기 때문에)분 서브 다이얼에는 3분까지가 오렌지색으로 되어있다. 이 시계가 담겨있는 박스 또한 울트라 경비대가 사용한 미래 지향적인 테이블을 연상시키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 굉장히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저들 덕분에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모델 또한 스피디 튜즈데이 스페셜 에디션과 같이 2012개만 한정생산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