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 계급별 ‘머스트 해브 아이템’들이 있다. 하사는 임관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자부심이 넘친다. 그러므로 태극기와 ‘대한민국 해병대 ROKMC’ 같은 오바로크 찍찍이를 붙인 디지털무늬 배낭을 메 줘야 한다. 중사는 스포티해야 한다. 이유는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무지갯빛 무늬의 스포츠 고글을 쓰고 자전거를 탄다. 그리고 상사는 이런 그들을 쌍용 SUV를 타고 지나가면서 쓱 쳐다볼 뿐이다. 그렇다면 행보관은? 행보관의 관심은 오로지 더 좋은 공구를 소유하는 것에 쏠려있다. 더 좋은 공구가 있으면, 더 많은 것을 고칠 수 있고, 만들 수 있으니까. 이를테면 Hutan Pressure Tool 같은 공구 말이다.
Hutan은 아웃도어 용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제작사로, 그들의 제품은 모험가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도록 설계되었다. 그 중 Hutan Pressure Tool은 마치 공구계의 팔색조 같은 아이템으로, 주머니 안에 쏙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의 공구가 다양한 상황에서 매우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가령, 무더운 여름날 고속으로 주행하기 위해 타이어의 공기압을 빼야 할 때는 제품을 타이어 밸브의 홈에다 꽂아두기만 하면 된다. M6에서 M20까지의 사이즈의 렌치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팔자 모양의 디자인이 대상이 무엇이 됐든 꽂고 돌리기 편하도록 설계되어 맥주병을 포함해 웬만한 뚜껑은 다 딸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홈과 갈기들은 마치 수사자의 갈기처럼 멋스럽고, 티타늄 소재의 바디는 매끄럽고 단단하다. 배트맨의 표창처럼 생기기는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정말 표창처럼 던지면 곤란하다. $89에 작업의 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