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거닐다 갑자기 물컹한 느낌이 신발에서 전해져 오면 직관적으로 생각나는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최악은 남이 뱉어 놓은 껌이다. 다른 것은 물이 있는 곳까지만 투덜거리고 가면 금방 씻어 낼 수 있지만 껌은 물로도 해결이 안 된다. 주변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라도 찾아 긁어내지만, 다시 발을 내디딜 때 기분 나쁜 끈적거림까지 지워내기는 힘들다. 이렇게 불쾌한 경험을 선사하는 껌들은 환경적으로도, 도시미관 상으로도 좋을 게 없다. 무심코 뱉은 껌이 사라질 때까지는 2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다는 걸 생각해본 사람이 있을까. 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엄청난 신발, Gumshoe가 등장했다.
네덜란드에 매년 버려지는 껌은 무려 1,500t이다. 이 엄청난 양의 껌을 이용해 신발 밑창의 20%를 암스테르담에 버려진 껌을 재활용해 Gumshoe를 만들었다. 이 신발은 마케팅회사인 아임스테르담(Iamsterdam), 신발 제조회사인 익스플리시트(Explicit) 그리고 재활용 전문회사인 검드롭(Gumdrop)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신발 밑창과 앙숙 관계에 있던 버려진 껌이 운명처럼 하나가 될 수 있게 한 그 생각이 감탄스럽다. 밑창은 실제 껌이 버려져 있던 암스테르담의 지형 지도를 적용해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색상은 검정, 분홍 두 가지다. Gumshoe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무심코 뱉었던 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