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인지 마음이 늙어서인지 우리에게 눈은 단지 예쁜 쓰레기가 되었다. 물론 사랑하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그냥 쓰레기도 한없이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세상을 이불처럼 덮어 버리는 하얀 눈을 보고 있으면 질풍노도의 시기 초4병에 걸린 아이처럼 그 이불을 곱게 걷어 차버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이유가 있을 거다. 세상이 귀찮은데 가장 자신 있는 주특기 직립보행에까지 제약이 생기니, 게다가 눈 밑에 숨겨진 복병이라도 만나면 수치스러운 낯빛을 감추며 쿨한 척 눈을 털고 일어나 가던 길을 재촉해야 할 때도 있다. 하필 동심과 낭만은 잊어도 수치는 아는 나이다. 그런 당신을 위해 Fimbulvetr가 HIKR 스노우슈즈를 들고 왔다.
이 제품은 오지에서 무거운 짐을 지탱하도록 설계된 RANGR의 진화 버전으로 기존의 약 71cm 크기를 61cm로 축소, 모든 방향으로 쉽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뒤꿈치 높이 조정이 가능한 비대칭 디자인으로 설계된 이 스노우슈즈는 아이젠에 스테인리스 강철이 적용되어 탄탄하게 당신의 두 발을 지지해준다. 또한 기존 끈과 버클을 손쉽게 조작이 가능한 잠금장치로 교체해 발 주위의 팽팽하고 균일한 압력과 지지력을 제공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차의 엔진이나 충격 흡수재에 사용되는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Dupont ™ Hytrel® RS로 만들어져 내구성이 뛰어나며 완벽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 인체 공학적 구조로 특허까지 획득했다고 하니 당신의 두 발을 맡겨 봐도 좋을 듯싶다. 색깔은 검정, 오렌지로 구성됐고, 무게는 한 쌍에 3.1kg이다. 눈이 내리면 머리를 풀고 엘사공주에 빙의해 문밖을 향해 질주하는 어린아이처럼, HIKR 스노우슈즈를 신는다면 당신도 곧 그렇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