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약속 다 취소했다. 편집장에게 눈총받으며 월요일 연차까지 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날을 지새울 작정이다. 적어도 필자에게 이번 한 주는 올해 가장 큰 선물이다. 아마 대다수의 게이머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번 주 목요일(12/16) 스퀘어 에닉스의 RPG 대작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가 PC버전으로 출시된다는 소식과 함께 금요일(12/17)넷플릭스 <위쳐 시즌2>가 공개된다.
<파이널 판타지 VII>은 그냥 리메이크도 아니고 유피 에피소드를 플레이 할 수 있는 PS5용 업그레이드 버전 ‘인터그레이드(Intergrade)’가 이식된다고 한다. 발빠른 해외 리뷰어들은 <위쳐 시즌2>의 첫 6개 에피소드를 보고 리뷰까지 올렸다. 로또 추첨일보다 주말이 더 기다려지는 이번 주 게임 소식, 지금 함께 만나보자.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PC 버전
지난 12월 10일 개최된 세계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즈 2021(The Game Awards 2021)에서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PC 버전> 출시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시각으로 12월 16일 목요일 에픽게임스 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2020년 4월 PS4로 처음 출시될 당시 PC 버전 출시도 예고했었으나, 출시를 불과 일주일 남기고 깜짝스럽게 전해진 소식이라 더욱 반갑다. 더 기쁜 것은 유키 에피소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DLC와 함께 PS5용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출시한 버전인 ‘인터그레이드’가 이식된다는 것이다.
사양도 관대하다. 최소사양은 인텔 코어 i5 3330 / FX-8350, 8GB 메모리, 100GB 저장공간, 지포스 GTX 780 / 라데온 RX 480(3GB VRAM)으로, AAA 게임 치고는 낮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다. 다만 30fps까지만 플레이할 수 있다. 반면 권장사양인 i7-3770 / AMD 라이젠 3 3100, 12GB 메모리, 100GB 이상의 저장 공간, 지포스 GTX 1080 / 라데온 RX8700(8GB VRAM) 이상을 갖추고 있다면 성능에 따라 120fps까지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PC 버전에서는 4K 및 HDR을 지원하며, 키보드와 마우스, 게임패드 등으로 컨트롤을 할 수 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2018년 PC판으로 이식된 <파이널 판타지 XV>가 꽤나 심각한 스터터링과 프레임 드롭 문제를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에, 최적화 이슈는 실제 게임 플레이 이후에나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가격이 꽤나 높은 69달러(한화 약 8만 원)로 책정되어 있는데, AAA 게임 기준 PS 게임이 PC로 출시될 때 대체로 50달러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측면이 있다.
스퀘어 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1987년 1편을 시작으로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온 RPG 게임이다. 특히 1997년 파이널 판타지 VII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아기자기한 게임 속 요소들로 지금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시리즈이다. 작년 발매된 리메이크 버전은 원작의 느낌을 대체로 잘 살리면서도 강화된 액션과 그래픽 등으로 최근 게이머들의 선호를 충족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넷플릭스 위쳐 시즌2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위쳐의 새로운 시즌이 돌아오는 금요일 공개된다. 일부 해외 매체는 시즌2의 첫 6개 에피소드를 본 후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2020년까지 역대 최다 GOTY(Game of the Year, 올해의 게임) 수상에 빛나는 게임 <위쳐 3: 와일드 헌트>의 강렬한 임팩트를 이번 시즌에서는 재현해낼 수 있을까?
지난 위쳐 시즌 1은 소설과 게임을 즐겼던 이들에게 대체로 혹평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캐스팅에 대한 비판이 많았는데, 주인공 게롤트 역의 헨리 카빌은 우려와 달리 게임 속 게롤트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줘 괜찮았지만, 일부 배우들이 게임 속 캐릭터와 전혀 다른 피부색을 하고 있어 급기야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사실 배역만 문제는 아니었다. <왕좌의 게임> 첫 번째 시즌 제작비의 2배에 달하는 편당 1천만 달러의 어마무시한 제작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전투 씬이나 의상, 등장 몬스터, 타임라인 구성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소설 원작이지만, 게임 <위쳐 3: 와일드 헌트>의 여운이 너무 강해 게임 속 연출과 영화의 연출이 자주 비교되며, 더욱 큰 뭇매를 맞았다.
해외 리뷰어들이 미리 만나본 <위쳐 시즌2>는 전편의 아쉬움을 달래기 충분한 듯하다. 대다수는 이번 시즌이 각 캐릭터의 개성을 더욱 깊이 보여주며, 스토리텔링도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더욱 다양한 몬스터가 등장하며, 신트라의 공주이자 세계관 속 가장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시리(시릴라)가 조금씩 각성하게 되면서 보여주는 마법은 가히 압권이라고.
그러나 원작 소설의 특징인 첨예한 정치적인 갈등이나 판타지성은 여전히 아쉽다고 한다. 더 미국 IT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지고 캐릭터 내면에 집중한 나머지 위쳐의 매력 포인트인 유머나 섹스와 관련된 내용은 오히려 전작보다 퇴보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지난 시즌보다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우세하니, 이번 주말을 <위쳐 시즌2>와 함께 보내도 실패는 없을 듯하다.
<더 위쳐>는 폴란드 소설가 안제이 사프콥스키(Andrzej Sapkowski)의 판타지 소설로서, 3편의 게임 시리즈로 제작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고대 ‘천구의 결합’으로 여러 차원이 뒤얽히게 되고, 이로 인해 나타난 괴물과 맞서기 위해 특수한 훈련과 개조를 거친 ‘위쳐’ 게롤트가 신트라 왕족 시리와 함께 모든 세상을 집어삼킬 엔트로피 현상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위쳐 시즌2>는 지난 시즌 이후 시리와 조우하게 된 게롤트가 위쳐들의 본거지 케어 모헨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과 관계를 맺어가며 ‘천구의 결합’에 대해 인지해 가는 과정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