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쇼핑 브랜드 리스트 9

일본의 아메카지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캐피탈이다.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일본 특유의 에스닉한 느낌을 잘 살려냈기 때문.

캐피탈은 독특한 패턴과 컬러, ‘보로’라고 하는 헤진 원단을 사용해 빈티지하고 헤어리한 느낌이 든다. 어디선가 해골무늬가 그려진 옷을 보았다면 이 원조 또한 캐피탈이니 알아두도록. 거적때기 같은 실루엣 때문에 엄마의 잔소리를 들을 것 같다면 스마일 로고가 그려진 귀여운 아이템도 좋다. 최근 뉴진스가 입은 덕에 국내 리셀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

편집샵 네펜데스의 인하우스 브랜드. 일본 오리지널 직물을 알리겠다는 의미로 바늘을 모티브로 한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기존 아메리칸 캐주얼을 아방가르드하게 변형해 난해하고 복잡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아메카지의 이단아’라고 불릴 만큼.

대표적인 아이템은 모헤어 카디건과 트랙 팬츠다. 매 시즌 다양한 색상과 패턴으로 발매되어 소장 가치 만점. 트랙 팬츠 위에 안착한 나비 로고는 영화 <빠삐용> 주인공의 나비 타투에서 영감받은 것으로, 이제는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와이드한 실루엣의 HD 벌룬 팬츠는 아메카지의 근본이라 말할 수 있다. 아메카지 감성에 입문하고 싶다면 니들스를 참고하자.

비즈빔 연관 검색어에 ‘비즈빔 비싼 이유’가 뜬다는 건 몇백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의문을 품는 이가 많다는 뜻. 하지만 그 제작 과정과 만듦새를 살펴본다면 궁금증은 풀리고,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될 터다.

비즈빔은 다양한 문화의 전통 수공업 방식, 이를 잇는 장인 정신을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한다. 옷에 전통 가치를 새기며, 그 속에 담긴 의도와 정신을 구현해가는 과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건 일본의 전통적인 염색 기법 머드 다잉(Mud Dyeing). 화산재가 함유된 진흙 밭에서 옷을 담그며 염색하는 기법이다. 이렇게 빚어낸 독특한 색감과 질감의 옷은 사라져가는 전통문화가 담긴 문화재가 된다. 또한 갤러리 같은 매장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으니 가격에 주춤하지 말고 둘러보자.

베이프의 창시자인 니고가 전개하는 의류 브랜드다. 이름에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과 제조 과정’이라는 가치관을 담았다.

휴먼 메이드는 니고의 모던한 감각에 의해 탄생한다. 워크웨어, 아메리칸 캐주얼 등 과거 빈티지 의류에 현대적인 시선을 섞고, 유머러스한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한다. 그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빈티지 의류는 휴먼 메이드의 의류 제작 방식에도 적용된다. 봉제선 없이 만드는 루프 휠 방식, 싱글 스티치 방식 등 빈티지 의류 특유의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워낙 인기가 많아 제품 구하기 쉽지 않다는 점 정도?

미니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 심플하고 담백한 디자인, 좋은 소재에 대한 집념으로 완성도 높은 옷을 만든다. 올가을 패션 트렌드인 올드 머니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눈여겨봐야 할 브랜드 중 하나.

오라리 컬렉션은 특별히 제시하는 주제가 따로 없다. 유행에 상관없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는 옷을 지향하되, 자연의 편안한 분위기를 담아 계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미니멀한 실루엣에 컬러 팔레트가 다채로운 것도 재미있다. 컬러감을 입고 싶다면 오라리가 최선의 선택일 것. 지난가을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지만, 아직 국내에는 정식 매장이 없으니 일본 방문 시 구매하자.

스니커즈 리셀 가격이 점점 떨어지는 요즘. 느슨해진 리셀 시장에 기강을 잡은 신발이 등장했으니, 이는 바로 메종 미하라 야스히로다.

국내에선 ‘지드래곤 스니커즈’로 이름을 알린 브랜드. 특유의 볼드하고 울퉁불퉁한 모습의 솔은 직접 점토를 빚어 본뜬 것이다. 슈즈 하나만으로도 빈티지한 무드를 만들어주는 매력으로 그 인기는 고공행진 중. 가격 더 오르기 전에 하나 들여놓자.

사람들이 데님에 매료되는 이유는 처음 만난 시점부터 그 수명을 다할 때까지 한 사람과 함께 빛을 바래가기 때문 아닐까. 오랜 시간 함께할 나만의 데님을 찾는다면 풀카운트 데님이다.

풀카운트의 목표는 ‘너무 느낌이 좋아서 자기 전까지 벗고 싶지 않은 청바지’를 만드는 것이다. 시계나 빈티지 자동차를 감상하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느끼고, 애착을 품으며 오래 입고 싶은 청바지 말이다. 풀카운트는 면화 중에서도 뛰어난 품질로 유명한 짐바브웨 면화를 사용한다. 이는 그 옛날 ‘튼튼한 것일수록 좋다’고 했던 미국 오리지널 데님을 재현하기 위한 것. ‘무겁고 단단한’ 청바지를 ‘내구성이 튼튼하다’라는 인식으로 변화시킨 청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일본을 대표하는 가방 브랜드이자 직장인 남성들의 드림 백 브랜드 중 하나. 그만큼 패션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브랜드다.

포터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라는 가방의 본질을 내세운다. 소재 선정부터 디자인, 바느질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한 땀 한 땀 영혼을 담아 만든 가방은 사용할수록 그 가치를 느끼게 될 것. 국내에도 매장이 들어와 있지만, 높은 인기로 매번 빠르게 품절되는 게 현실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비교적 많은 제품을 만날 수 있으니 면세까지 받아 야무지게 구매하길.

일상복과 아웃도어 의류의 경계가 사라지고, 밖돌이를 위한 고프코어룩이 유행하는 요즘. 일상 어디에나 어울리는 아웃도어 웨어를 찾는다면 나나미카를 주목할 차례다.

‘7개의 바다 집’이라는 뜻의 나나미카는 ‘하나의 바다로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는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의류에 아웃도어 소재를 접목해, 인간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라이프 웨어를 만든다. 나나미카의 감성은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로도 이어진다. 노스페이스 재팬과 협업해, 아웃도어에서 얻은 영감을 나나미카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은 일본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점 기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