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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들의 플레이리스트: 한여름 생존용 시원한 여름 노래 12곡
2023-02-21T17:14:07+09:00

더운 노래 말고, 시원한 노래로만 골라봤어.

사는 게 그렇다. 한고비 넘어 또 한고비다. 불쾌 지수 한도치를 넘겨버린 장마가 끝났지만, 온몸이 녹아내릴 듯한 한여름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다. 최소 두 달은 더 버텨야 할 텐데,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물가처럼 우리의 짜증도 급상승 중이다. 그러나 꾸역꾸역 또 고비를 넘겨내는 게 우리들 아니겠는가. 모 드라마 대사처럼, 지금의 열기를 잘 기억하고 있다가 곧 다가올 겨울을 나는 자양분으로 삼으면 어떨지. 여름의 느낌을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겨줄 12곡과 함께 이 고비를 또 넘어가 보자. 

에디터 알렌의 추천곡

Track 01. The Beatles – Here Comes The Sun

비틀스의 음악은 언제나 들어도 정답이 아닐까? 특히 그들의 명반 ‘Abbey Road’에 수록되어 있던 이 곡은 멤버 George Harrison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면서 작곡한 명곡이다. 현재 비틀스 음악 중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이기도 한데, 따뜻한 햇살 같은 희망을 적절히 표현했다. 여름뿐만 아니라 지금 심적으로 지쳐있을 우리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Track 02. NIKI – Every Summertime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OST 수록곡으로 유명해진 이 곡은 덥고 지칠 수 있지만 설렘과 열정도 가득한 여름을 젊음과 사랑으로 재해석한 내용이다. 레트로한 감성으로 만들어진 이 곡은 아티스트 NIKI와 프로듀서가 Barry White를 들으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상큼한 멜로디와 NIKI의 목소리는 더더욱 잘 어울리면서 이 곡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에디터 해원의 추천곡

Track 03. DJ DOC – 여름 이야기

왠지 모르게 뉴스 연예면보다는 사회면에서 더 자주 본 것 같은 느낌의 그룹 DJ DOC. 악동 이미지답게 이 곡 역시 장난기 가득한 경쾌한 멜로디로 시작한다. 비록 가사 내용은 막장이지만 해맑은 보컬 덕분에 시원한 멜로디를 즐기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

Track 04. 조용필 – 여행을 떠나요

코로나건 뭐건 이젠 좀 어딘가로 떠나야겠다. 여행을 향한 나의 강한 열정을 제대로 대변해주는 건 역시 ‘영원한 오빠’ 조용필 형님뿐. 여행 좀 떠나자고 거의 쫓아내다시피 외치는 형님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벌써 눈앞에 산과 바다가 그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올여름엔 지긋지긋한 방구석에서 벗어나 계곡 속에 흐르는 물 찾아서 떠나자.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5. Joe Satriani – Summer Song

물론 조 새트리아니(Joe Satriani)는 재즈부터 블루스, 퓨전까지 온갖 장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대가지만, 이런 드라이브감 넘치는 시원한 록 기타야말로 그를 상징하는 시그니처다. 한번만 들어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선명한 멜로디와 잘 정돈된 시원한 기타리프 위로 마치 미끄러지듯 유려하게 흘러가는 그의 레가토 속주는 꽉 막힌 더위를 후련하게 뚫어준다. 여름이 되면 으레 의무적으로 한 번은 무조건 듣게 되는 여름용 록 기타 국룰 넘버. 

Track 06. Zedd – Clarity

평생을 골수 메탈 팬으로 살아왔던 내가 일렉트로닉 음악을 듣게 된 건 순전히 제드(Zedd)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던 것 같다. 음악을 들을 때 최우선 기준을 ‘타격감 있는 리듬을 바탕으로 한 좋은 멜로디’로 잡고 있는 내 취향에 이 젊은 디제이 겸 프로듀서의 음악은 완벽한 퍼즐과도 같았고, 그렇게 10년 전부터 제드 그리고 EDM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Spectrum’과 함께 나를 이 장르로 이끈 트랙은 바로 ‘Clarity’. 시원한 바다로 풍덩 빠져들 것만 같은 청량감 덕분에 항상 여름철 휴가 시즌의 드라이브 전용 테마로 사용하곤 했다. 아, 마침 지난 주 2박3일로 강원도 정선을 다녀올 때도 빼먹지 않고 챙겨 들었다.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7. San E – 24hrs (feat. RETA)

레이나의 상큼한 목소리가 계절을 강타했던 2014년도 여름. ‘한여름 밤의 꿀’ 2022 버전이 나왔다. ‘24hrs’는 편의점 간이 테이블에 앉아 누군가를 떠올리며 연락을 망설이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는 곡이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나오는 고급스러운 바에 가지 않아도 미지근한 어둠, 찰랑이는 맥주, 당신이라는 풍경, 그리고 이 노래가 있다면 미래의 내가 언젠가 다시 떠올리고 싶은 여름을 만들어 줄 것 같다.

Track 08. 박재범, 기린 – CITY BREEZE

과거로 우리를 소환할 ‘CITY BREEZE’는 박재범의 또 다른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곡이다. R&B, 힙합 베이스의 뉴 잭 스윙 장르로 듀스, 현진영 등 한창 90년대 초 인기를 구가하던 그 시절 감성을 고스란히 살려낸 것. 아직 설익고 풋풋한 마음을 누구보다 뜨겁게 꺼낼 줄 알았던 그때의 우리가 자꾸만 떠오르는 노래로 에어컨 바람보다 덜덜거리는 선풍기 바람 맞으며 듣고 싶게 만든다.


에디터 서연의 추천곡

Track 09. Axwell Λ Ingrosso – Sun Is Shining

여름 하면 떠오르는 EDM 페스티벌. 그 뜨거운 열기를 묵직하게 견인하는 악스웰 앤 인그로소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댄스 뮤직계 DJ 듀오다. 일렉트로니카 전설의 그룹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의 멤버이기도 한 이들은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라는 일렉트로니카의 주축 중 하나이자 하우스의 하위 장르를 주로 삼고 있는데, 아마도 아비치나 카이고를 아는 이들에게는 친숙할 듯하다. 

너무 자극적이거나 하드하지 않은, 그러니까 대중적으로도 꽤나 접근성 높은 EDM을 다루는 탓에 악스웰 앤 인그로소의 ‘Sun Is Shining’은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마저 끼쳤다고. 가사 또한 따뜻하고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듣기만 해도 벅찬 기운이 느껴지며, 한여름의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곡이다.

Track 10. The Naked And Famous – The Sun

뉴질랜드 오클랜드 출신의 더 네이키드 앤 페이머스는 락 기반의 5인조 밴드로, 홍일점 알리사가 보컬을 담당하고 있고 얼터너티브나 신스팝, 일렉트로 계열의 장르를 다룬다. 뉴질랜드는 물론 미국과 영국으로까지 이름을 알린 대표 히트곡은 ‘Young Blood’이나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 <Passive Me, Aggressive You>는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일렉트로니카와 낭만적인 멜로디가 묘한 궁합을 이루며 귀르가즘을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The Sun’은 톰 파워스와 알리사 자야리스의 완벽한 보컬 호흡을 보여주며, 강력한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를 선사하는데, 점점 고조되듯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멜로디라인이 단연 압권이다. 제목처럼 태양을 닮은 듯 나른하면서도 강력한 여름 음악을 찾고 있다면 이만한 선택지는 또 없을 것.


에디터 성민의 추천곡

Track 11. L’Arc-en-Cie – Driver’s High

90년대 학원물 만화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반항하지마>라는 제목으로 발매됐던 인기 만화 <GTO(그레잇 티쳐 오니즈카)>의 애니메이션 버전 OST로 삽입됐던 곡이다. 도입부에 깔리는 자동차 시동 거는 소리, 밝고 경쾌한 기타 리프, 몰아치는 드럼. 이건 그냥 뜨거운 여름 차 타고 시원하게 어디로든 달려가라는 신호다(실제 가사도 차타고 미친 듯 달리자는 내용).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곡 상위권에 항상 꼽히는 곡이니, 휴가 떠날 때 플레이리스트 추가는 필수.

Track 12. Guns N’ Roses – Sweet Child O ’Mine

이 곡은 몰라도 도입부의 기타 리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침 오늘 국내 개봉하는 <토르: 러브 앤 썬더> 트레일러에도 사용되며 역주행을 예고하고 있는 곡이다. 살아있는 전설적 기타리스트 슬래쉬의 감칠맛 나는 기타 리프에 이어 보컬 액슬 로즈의 허스키하면서도 간드러진 목소리가 일품으로, ‘수능 금지곡’에 선정돼도 좋을 만큼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여행, 운동, 집콕 등 어떤 상황에서도 더위에 녹아내릴 듯한 몸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 줄 곡이니, 바로 재생 버튼을 눌러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