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선물로 장갑만큼 확실한 것도 없다. 매일 손에 닿고, 매 순간 시선에 닿으며, 착용할수록 선물한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장갑을 골라야 할까?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 장인정신이 살아 있는 제작 공정, 뛰어난 소재, 그리고 검증된 품질까지. 클래식 가죽 장갑부터 혹한을 견디는 퍼포먼스 장갑, 부드러운 캐시미어 니트 장갑까지 폭넓게 담았다. 손에 닿는 순간 그 가치가 느껴질 것이다.
선물하기 좋은 남자 장갑 추천
헤스트라는 1936년부터 장갑만 만들어온 스웨덴 브랜드다. 스키 선수들이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장갑을 만들며 이름을 쌓았고, 지금은 산악용과 데일리, 드레스 장갑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으며 장갑의 정석이 됐다. 오랜 시간 손 하나만 연구해 왔다는 말이다.
헤스트라를 대표하는 모델은 바로 제이크. 부드럽고 유연한 이탈리아산 램 나파 가죽을 사용해 처음 껴도 이미 길들여진 듯 손에 자연스럽게 맞는다. 안쪽은 초근한 니트 울 라이닝으로 채웠다. 바깥으로 드러난 솔기와 손등의 3줄 스티치, 손목 스트랩은 클래식 장갑의 문법을 지키며 세련된 완성도를 더한다.
1777년에 시작해 247년 넘게 장갑만을 만들어온 영국의 장갑 브랜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식 장갑을 만들고, 2023년엔 그 장갑을 복원해 다시 왕실에 바쳤다. 장갑 하나에 담긴 공예적 깊이와 왕실이 신뢰하는 제작 기술은 지금도 덴츠를 특별하게 만든다.
덴츠 샤프츠베리는 브랜드의 클래식한 미감을 가장 단정하게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오직 가죽 질감과 바느질의 완성도로 클래식한 멋을 냈다. 가죽은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헤어쉽 레더. 손바느질로 완성한 외부 스티칭은 장인정신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한땀 한땀 손으로 꿰매는 데 최대 4시간. 규격화되지 않은 손결이 그대로 살아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착용자의 손 모양에 맞게 자연스러운 주름과 라인이 잡힌다.
존스톤스 오브 엘긴은 스코틀랜드에서 손꼽히는 오래된 텍스타일 브랜드다. 1797년에 시작해 지금까지 같은 지역에서 자체 공장을 운영하며 최고급 울과 캐시미어 제품을 만드는 곳. 캐시미어와 울에 관한 한, 이들의 이름은 하나의 기준점으로 여겨진다.
화려한 느낌보단 재료와 공정에서 나오는 고급스러움이 더 강하다. 굵은 조직감의 100% 캐시미어 니트로 가볍고 부드럽지만 보온성은 확실하고, 두 가닥의 실을 꼬아 만든 구조 덕분에 니트 장갑 특유의 약한 내구성을 상당 부분 보완한 것도 장점. 원재료 선정부터 방적, 편직, 가공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는 전통적 수직 통합 생산 방식은 제품의 품질을 높인다.
1885년부터 4대째 이어온 이탈리아 수제 장갑의 정수. 전 공정을 장인이 직접 손으로 다루는 방식과 할리우드가 사랑한 클래식한 실루엣으로 존재감을 보여왔다. 영화 <타이타닉>,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인공 모두 메롤라 장갑을 착용했다는 사실은, 장갑이 하나의 미장센을 완성하는 요소임을 말해주는 셈.
메롤라의 특별함은 공방에서 시작된다. 작은 손동작 하나에도 가죽의 텐션을 해치지 않도록 계산된 재단,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핸드 스티칭,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의 장인이 책임지는 제작 방식까지. 정교한 제작 과정은 양가죽의 부드러움과 캐시미어의 보온력 위에 메롤라의 클래식한 우아함을 완성한다.
카이맨 장갑은 혹한을 이겨내는 실전 장비에 가깝다. 그야말로 산업 현장, 구조 작업, 한파 야외 활동 등에서 빛을 발하는 장갑. 북미산 프리미엄 돼지가죽 특유의 강한 내구성과 탄력으로, 험한 환경에서도 손을 안정적으로 보호해 준다.
카이맨 1364는 그 퍼포먼스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돼지가죽 외피 위에 카이맨이 개발한 마이크로파이버 보온층을 더해 손안의 열기를 오래 머금는 구조를 갖췄다. 손목을 단단히 감싸는 밴딩 시보리는 외풍을 확실히 막아주고, 장갑 안에 또 하나의 장갑을 넣은 듯한 이중 내부 구조는 손가락 끝까지 체온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잡아준다. 혹한 캠핑, 야외 작업, 스키, 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까지 전천후로 활용하기 좋다.
뉴베리니팅은 1946년 뉴욕 올버니에서 시작한 니트 브랜드다. 7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핸드메이드 방식을 고수하며 전통적인 미국식 워크 니트를 만들어 왔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한 스토리텔링은 없다. 하지만 그 투박함에서 느껴지는 신뢰감이 이 브랜드의 강점이다.
울 85%, 나일론 15%의 래그울을 두툼하게 편직해 보온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았다. 울 특유의 보온력에 나일론이 더해져 마찰과 늘어짐에도 강하며, 거친 환경에서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손목 시보리도 길고 탄탄해 찬바람이 들어올 틈이 없다. 글로밋 구조는 이 장갑의 핵심. 기본은 핑거리스 형태지만, 필요할 땐 후드를 덮어 손모아장갑으로 사용할 수 있다. 손바닥에는 사슴 가죽 패치를 덧대 미끄럼을 줄이고 그립감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