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된 털은 존중받지만, 방치된 털은 두 눈을 찌푸리게 한다. 곳곳에 자유분방한 자태로 수북하게 자리한 이 털들만 간간이 보살펴도 인상 혹은 이미지까지 크게 달라질 터. 계절이 환복을 준비하는 지금 당신도 자신의 스타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면, 잘 왔다. 눈썹, 콧속, 턱, 구레나룻 그리고 쉬이 발설하지 못한 깊숙한 그곳의 세계까지 더듬어 줄 아이템을 소개할 테니까. 혹여 거친 헤어로 야성미 발산에 대한 꿈을 쥐고 있다면, 그 시대는 애초에 종말을 맞았다는 슬픈 소식을 전한다.
눈썹은 얼굴의 지붕이자,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위다. 이토록 중요한 눈썹 관리에 소홀한 남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그루밍 인구가 많아지고 코스메틱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브로우바를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난 추세. 아직 이런 곳의 문을 두드리기 남우세스럽다면, 일단 이 물건을 하나 들여다보자. 눈썹에 진심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토냐 크룩스가 만든 더 브로우갤 족집게다.
짧은 길이의 눈썹까지 집기 위해 끝을 세밀한 경사를 이루도록 제작됐고, 살갗에 닿는 물건이니까 녹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었다. 어설픈 손짓으로 눈썹 칼 혹은 전동 관리기에 손댔다가 한순간에 눈썹 반 토막 나는 참사를 맛보고 싶지 않다면 모양대로 살살 뽑는 이 족집게 정리법을 추천. 눈썹 정리 후 미간에 자리한 잔털을 말끔하게 제거할 때도 필수템이다.
포마드 바르고, 각 잡힌 슈트를 입고, 말끔한 구두를 신은들 마중 나온 코털 하나면 이 모든 무드가 깨지기 마련. 거울 들여다보지 않으면 간과하기 쉬운 털들은 바로 이 제품에게 맡겨보시길. 독일 쌍둥이 칼로 유명한 헹켈의 새로운 이름, 즈윌링에서 내놓는 비주얼만 봐도 ‘물건’처럼 보이는 코·귀털 트리머다. 양파 써는 재능으로 털도 잘라버리겠다는 재미있는 발상에 실소 한 번 터뜨리고 찬찬히 살펴보자.
커팅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니까 절삭에 대한 의심은 거두고 시작. 작동 원리는 내장 날이 회전하며 코털을 잘라내는 것으로 시중 여타 제품들과 유사하다. 차이는 바로 절삭력. 콧속에 들어가는 동시에 무성한 그곳을 황무지로 만들어버리는 강력한 능력은 브랜드 ‘닉값’ 수긍하게 한다. 작은 솔이 동봉되어 있으니 깨끗하게 솔솔 털어 사용할 것. 크기는 콧속에 들어가는 날 부분이 8mm, 가로가 30mm, 세로 52mm이다.
아마 면도에 신경 좀 쓰는 남자라면, 전기면도기보다 섬세한 터치가 가능한 외날 면도기를 선호할 거다. 하지만 조악한 플라스틱이 아닌, 심지어 이토록 미니멀한 감성을 가진 우아한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 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이 앵글 레이저는 시중 양날 면도날을 반으로 쪼개서 사용할 수 있어 가격 부담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셋뚜 셋뚜’ 좋아하는 민심 읽고 받침대까지 함께 제공돼 마음을 기어코 빼앗고 만다.
강력한 화학 성분을 앞세워 털의 빳빳한 기세를 녹여 버리려는 다른 제품들과는 노선이 다르다. 특히 남성 체모를 위해 고안되었다고. 미국 농무성 USDA 유기농 인증 받은 100%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유기농 사탕수수 설탕, 카모마일 차, 레몬, 알로에 베라 등이 함유되어 있어 자극과는 거리가 멀고, 고로 사용 후 물로만 쓱쓱 씻어도 무방하다. 하지만 0.5mm가 넘는 굵은 모발도 제거해주는 강력한 제품 되겠다.
사용 범위가 폭넓은 것도 매우 큰 장점. 얼굴, 인중, 겨드랑이, 비키니 라인, 브라질리언, 다리 등 구석구석 당신의 깊숙하고 은밀한 곳까지 왁싱이 가능하다.사용 방법은 꾸덕꾸덕한 제형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전자레인지 혹은 따듯한 물에서 중탕한 후, 털이 자라는 방향에 얇게 발라준다. 그 후 동봉된 부직포를 붙여 눌러 준 후 반대로 떼어내면 끝. 부직포는 물에 담근 후 건져 내 재사용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입소문 좀 탄 이유 분명 있을 거다.
구레나룻을 이식받는 세상이다. 이렇듯 이미지에 큰 영향을 주는, 아울러 자신의 개성을 어필할 수 있는 이 구레나룻을 적절히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리는 필수. 면도기계의 양대산맥 파나소닉과 브라운 중 지금 소개할 아이템은 브라운 시리즈 9라인으로 턱은 물론 구레나룻까지 단번에 관리가 가능한 요물이다. 면도기 본체 가운데 트리머가 내장되어 세밀하게 잔털 제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전기면도기 하나 들일 예정이었다면, 턱 밀다 사이드로 자연스레 넘어갈 수 있는 이 제품을 눈여겨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