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지 마세요, 서울 불멍 카페 추천

서울에서 갈 수 있는 가장 자연적인 동네, 우이동. 지하철역에서 조금만 걸으면 순식간에 한적한 산골짜기로 변모하니 놀라지 마시라. 옥류헌릴렉스는 오로지 카페를 위한 약도가 있을 정도로 큰 부지에 자리한 카페다. 다양한 공간이 담고 있는 각기 다른 매력은 N차 방문에도 매번 새로울 수 있는 비결이다.

야외에는 큰 화로와 함께 둘러앉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돼 있다. 찬바람을 친구 삼아 바깥 풍경을 벗 삼아 야외 자리에서 불멍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부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으니 컨디션 따라 자리를 고르도록 하자.

삼청동을 지나다녀 본 적이 있다면 한 번쯤은 봤을 카페진선. 1997년부터 지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청동의 터줏대감 카페다. 이 공간의 간판과도 같은 1층 야외 테라스부터 내부 공간, 3층 루프탑까지, 생각 이상으로 넓고 좌석 선택지도 다양하다.

붉은 난로 속에서 커다랗게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자면 괜히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꼭 1층 테라스가 아니더라도 난로가 보이는 곳은 많으니 특정 자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바깥에서 삼청동의 정취에 녹아드는 게 어떨는지.

어보블커피는 조용한 방화동 골목만큼이나 잔잔하게 흐르는 공간이다. 로스터리 카페다운 훌륭한 커피 맛은 기본, 넓지 않은 면적 안에 가득하게 들어찬 아늑함은 날씨로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 준다.

손님의 기증으로 화목난로를 식구로 맞이한 어보블의 사연은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자’는 그들의 문장을 닮아 있다. 기다리는 이의 체온도, 바라보는 이의 감정도 어루만지는 작은 불꽃이 오랫동안 이 공간에 남아주길 바란다.

해방촌에서 제일 해방스러운 공간을 표방하는 저스틴. 도시가 가진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고자 넓은 테라스를 겸비한 지금의 공간을 선택했다고. 카페 메뉴와 더불어 식사, 간단한 주류와 디저트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의 불멍은 테라스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화로대가 책임질 예정이다. 마치 캠핑을 온 듯한 기분을 서울 한복판에서 느낄 수 있다. 장작 타는 냄새는 ASMR를 후각화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기분 좋음을 가져다준다.

집돌이 집순이의 천국, 어른을 위한 만화 카페로 화제를 모은 그래픽의 2번째 공간이다. 추억을 회상케 하는 만화책부터 마니악한 장르 서적까지 다채로운 라인업을 만날 수 있다. 입장료만 내면 웨이팅이 없는 이상 무한으로 즐길 수 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

탁 트인 층고를 만끽할 수 있는 중앙 좌석, 편안하게 책에 빠질 수 있는 소파 존, 노트북러를 위한 테이블 자리 등 누구라도 만족할 만한 다양한 공간 구성은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다. 자리에 편히 앉아 즐길 수 있는 불멍까지 섭렵하면 모든 콘텐츠 향유 완료.

유별나리만큼 겨울이 아름다운 공간이 있다. 그 주인공은 북한산의 운치를 그대로 머금은 카페 산아래. 초록이 만발하는 여름의 정경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지만, 바람이 차가워지면 설치되는 유리온실 속에서 바라보는 눈송이는 어찌나 낭만적인지.

피 튀기는 야외석 경쟁에 밀려 자리를 쟁취하지 못했더라도 너무 슬퍼 말자. 실내에서도 사방으로 트인 창을 통해 바깥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테니. 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난로 불멍은 실내 좌석의 특권이니 마음껏 누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