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라, 대한민국의 마니아들이여. 그리고 집결하라, 코엑스로. 덕심으로 가득한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코믹콘 서울 2019’가 개최되었다. 마블 영웅부터 다양한 게임까지 볼거리가 풍성한 것은 물론이고, 코믹콘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굿즈도 야심 차게 준비되어 있다.
‘코믹콘 서울 2019’를 먼저 체험한 필자가 주목할 만한 부스와 볼거리들을 추천해보겠다. 출발에 앞서 조언 한 가지 던지자면, 두둑한 지갑과 카메라는 필수다.
코스튬 플레이
만화와 게임 등을 다루는 행사이니만큼 코스튬 플레이가 빠지면 섭섭하다. 행사장 안 다양한 캐릭터들 가운데 ‘다크 소울’의 솔라로 분장한 코스튬 플레이어는 통칭 ‘태양 만세’ 포즈로 좌중을 압도했다. 압권은 워해머 40,000의 스페이스 마린(앵그리 마린)과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 두 캐릭터가 만나면 장렬한 전투가 벌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건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없었다.
프리 플레이 존 (F03)
게이머의 발길은 결국 이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프리 플레이 존에서는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가 발매한 철권 7, 에이스 컴뱃 7 등 여러 게임들이 시연되고 있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기회다. 평소 관심이 있던 게임이라면 부담 갖지 말고 패드를 집어 들자. 가끔 출몰하는 철권 고인 물들의 현란한 플레이를 구경해 볼 수 있는 것도 꽤 쏠쏠하다.
스타워즈 (D18, E22)
미국의 신화,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한 몸으로 받고 있는 스타워즈 또한 코믹콘에 참전했다. 각종 레고는 물론 퍼스트 오더 스톰 트루퍼 등신대 인형까지 화려한 볼거리가 시선을 끈다. 더불어 스타워즈 공식 코스튬 플레이 팀인 501군단과 레벨리전이 참가하여 팬심을 자극하고. 제국의 파일럿과 반란군 보병이 함께 사진도 찍어준다. 부스에서는 반란군 배지와 스티커도 배포하니 여긴 무조건 필수 좌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B01, C01)
한국인의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의 고향.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에서는 자사의 인기 게임 상품들을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를 준비했다.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관련 피규어와 인형부터 백팩, 지갑 등 소품까지 매우 다양한 상품들이 여러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여러 관람객의 군침을 흘리게 한 D.Va의 스태츄가 환상적이다. 당부하건대 정신줄 놓지 말고 지갑 간수 단단히 하길.
유비 소프트 (D01)
약간의 어색함을 감수하고 열린 마음으로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면 유비 소프트 부스로 가자. 단체 군무 중이라 찾기도 쉬울 거다. 심플하게도 게임 ‘저스트 댄스’의 시연만이 준비되어 있다. 아쉬울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관람객부터 코스튬 플레이어까지 모두 함께 몸을 흔들 수 있는 기회니까. 그저 음악에 맞춰 화면에 나오는 동작을 따라 하면 되니 어려운 것도 없다. 몸치도 환영이다.
핫토이 (A02)
영화, 게임 피규어 쪽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핫토이가 단연 인기다. 부스 입장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만 봐도 인기를 실감케 한다. 물론 기다림의 끝에는 실물 크기의 인피니티 건틀릿과 아크 원자로, 아이언맨 모형 등이 눈 호강을 제대로 시켜주니 보상은 충분하다. 시간대에 따라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 코믹콘 한정 피규어를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구매 계획이 있다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꼭 쟁취하길.
HCL 3D Printing (C19)
가장 이색적이다. 여러 영화와 게임에 영향을 미친 H.P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를 다루고 있어 여타 업체들과 차별화되어있는 부스. 워낙 기괴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크툴루(Cthulhu)와 딥원(Deep One)이지만 여기에 약간의 귀여운 맛을 첨가한 피규어들을 취급하고 있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피규어 외에도 크툴루 신화에 관련된 포스터나 배지 등도 판매하니 공포물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들러보시길.
시공사 (E15)
시공사 부스는 파라다이스다. 쉽사리 접하지 못했던 그래픽 노블을 정발해줘 마니아들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하는 시공사답게 온갖 명작들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배트맨 시리즈의 걸작, 다크 나이트 리턴즈와 킬링 조크부터 MCU의 팬들이라면 관심 가져볼 만 한 마블 코믹스의 원작까지. 그래픽 노블들의 총집결지에서 원하는 만큼 골라보자.
서경대학교 (C15)
화려한 코스튬 플레이어와는 달리 평범한 복장으로 관람하느라 소외감이 든다면 서경 대학교의 부스에 들러 변신을 시도해 보자. 범상치 않은 분장을 한 사람들이 반겨주겠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입고 있는 옷이야 어쩔 수 없다만 당신이 원하는 페이스 페인팅을 마치고 나면 어엿한 코믹콘의 관람객이 되어 있을 테니.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를 보면서 조커 분장은 한 번쯤 해보고 싶지 않았던가.
어메이징 스테이지 (G07)
코믹콘의 꽃이라면 단연 어메이징 스테이지를 꼽을 수 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배우들과 만화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니까. 올해에는 MCU의 맨티스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와 반지의 제왕의 피핀, 빌리 보이드 외 여러 배우가 한국의 팬들을 만나러 왔다. 국내 게스트로는 레바와 같은 인기 작가들과 유병재 씨가 참여한다. 스케줄에 따라 출연진이 달라지니 꼭 보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면 시간표를 꼼꼼히 확인하자.
옥션 Here, Hero (E12)
만화와 영화 속 히어로들은 분명 멋지지만, 우리의 곁에도 영웅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옥션 부스에서는 국민들의 진짜 영웅, 소방관들을 위한 Here, Hero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잠시 시간을 내서 소방관들의 방화복을 입어보고, SNS 응원 이벤트에 참여해보자. 보다 뜻깊은 시간을 보내며 영웅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