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E3가 올해 첫 무료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나흘간의 일정을 제법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하지만 소니가 불참하면서 PS 유저들에게는 안타까움이 더 컸을 터. 그래도 Xbox 게이머들에게는 반가운 소식들이 줄줄이 이어졌고, 민트초코 같았던 이 축제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던 건 결국 닌텐도였다. 그 어느 때보다 호불호가 컸던 E3에서 갓겜을 엄선해 당신의 존버에 인내심을 불어넣어 줄 만한 선택지 9선을 소개한다.
엘든 링
올해 E3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엘든 링(ELDEN RING)’. ‘다크 소울’ 개발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신작에다 마니아층 탄탄한 ‘소울 시리즈’의 최신작 혹은 정신적 계승작이기 때문에 일단 갓겜의 향기가 짙게 묻어난다. 2019년 짧은 트레일러 영상이 전부였고 그동안 소문과 추측만 무성했을 뿐 알려진 정보가 전무했는데, 이번 E3에서 출시일과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하면서 기대감은 수직상승했다.
특히 소울라이크에 산입된 오픈 월드의 밈 그리고 점프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기대되는 부분일 것. 미야자키 감독에 따르면 점프를 통해 액션과 탐색의 자유도가 증가할 것이며, 다크 소울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도 건재하다고 한다. 내년 1월 21일에 출시되며, PS5와 4, Xbox Series X/S와 One, 스팀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대작이니 존버는 필수.
포르자 호라이즌 5
아직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가 제작하고 있는 포르자 호라이즌 5의 공개 영상은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시리즈 최대급의 오픈 월드를 구현한 것도 기특한데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적용한 충격적인 그래픽과 다양한 차량 커스터마이징은 물론이고 장엄하기까지 한 기상효과를 선보였다.
영상을 감상한 게이머들이 대동단결하여 닥치고 내 돈 가져가라며 울부짖는 것은 당연지사. 안 그래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Xbox의 게임 라인업에 부스터를 달아놓은 격이 되어버렸다. 포르자 호라이즌 5의 발매일은 올해 11월 10일로 예정되어 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2
E3의 마지막 날을 장식한 닌텐도. 그 어떤 것보다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2’의 소식을 기다렸을 터. 닌텐도 다이렉트 행사에서 공개된 야숨 2의 짧지만 강렬한 정보와 새롭게 공개된 티저는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야숨의 게임성은 가져가되 새로운 기믹과 아이템을 사용하는 듯한 모습에 아마 다들 화들짝 놀랐을 거다. 다만 아쉬움이 있었다면, 2022년 출시 예정으로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아 떡밥에 그친 듯한 느낌이었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E3는 닌텐도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틀필드 2042
정신 차린 제작사가 여기 또 있다. ‘교육받지 못한 (Uneducated)’ 발언과 더불어 퇴보한 게임성으로 전 세계 게이머들을 분노하게 만든 배틀필드 시리즈의 제작사, 다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배틀필드 2042의 게임 플레이 영상에서는 공중에서 강하하여 투입되는 전차와 실시간 총기 커스터마이징, 윙슈트 등 인게임 요소를 엿볼 수 있다. 도심에서 펼쳐지는 격렬한 전투 장면은 전작인 배틀필드 V에 실망해서 떠나간 게이머들을 다시 불러오기에 충분하다. 이 정도면 이제 다이스를 용서해 줄 수 있을 듯.
헤일로 인피니트
사필귀정이라고 했던가. 작년에 공개한 캠페인 플레이 영상에서 허접한 그래픽과 엉성한 이펙트로 게이머들의 속을 뒤집어 놓더니, 이번 E3에서 드디어 ‘헤일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개선된 그래픽과 새로운 코타나의 등장은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성난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충분했다.
추가로 공개된 멀티플레이 데모 영상에서는 이번 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그래플링 훅을 이용한 게임 플레이를 비롯해 화끈한 전투가 눈길을 끈다. Xbox 진영을 대표하는 킬러 타이틀인 만큼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일 정도. 343 인더스트리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아바타: 프로티어 오브 판도라
유비소프트가 E3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아바타: 프로티어 오브 판도라’다. 2009년 출시했던 전작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왜 저럼’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려던 찰나 각성한 유비소프트가 공개한 트레일러는 예상 밖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실재와 허구의 구분조차 모호하게 만드는 그래픽은 그야말로 압권. 아마도 출시는 아바타2의 개봉 시점과 맞물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FPS의 오픈 월드고, 1인칭 액션 어드벤처 장르이며, PS5, Xbox Series X/S, PC 구글 스태디아, 아마존 루나로 출시될 예정이다.
스타필드
게임 개발에 시간제한이 없는 듯한 베네스다가 14일 ‘Xbox & 베데스다 게임 쇼케이스’에서 2분가량의 스타필드 시네마틱 티저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티저 답게 짧은 분량이었던 터라 오랜 기다림을 참아 온 팬들은 무려 3년 만인데 너무 볼 게 없다고 지적하기도. 그나마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추측하자면, 방대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세계관의 RPG 장르이자 오픈 월드 FPS일 것이라는 점 그리고 1인칭과 3인칭, 총기 액션 플레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출시일이라는 값진 수확이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등장하는 스타필드는 11월 11일 Xbox Series X/S와 PC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파크라이 6
배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메인 빌런을 맡게 된 오픈 월드 FPS, 파크라이 6의 정보는 이미 많은 것이 공개되어 있었다. 그래서 별것 없을 줄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 은혜로운 유황숙 소프트께서 새로운 은총을 내려주셨다. 충격적이게도 무려 시리즈 전작들의 빌런이 출연하는 시즌 패스의 발매를 예고한 것. 그렇다. 3편의 광인 바스, 4편의 페이건 민 황제 폐하, 5편의 사이비 교주 조셉을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드디어 페이건 민 황제 폐하께서 천인공노할 골든패스 역적패당들의 뚝배기를 조각내고 키라트에 빛을 가져오는 스토리가 구현될 것인가. 이건 대놓고 구매하라고 협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디아블로 2 레저렉션
백종원이 백파더를 접고, 오비티비가 오버워치를 접는다고 선언했다. 유튜버들이 줄줄이 접기 드립을 시전했던 그 문제작,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이 드디어 9월 23일 출시된다. 출시를 앞두고 E3에서 새롭게 공개한 트레일러에는 리마스터 된 시네마틱 영상이 담겼다. 악마로 변해가는 마리우스를 비롯해 어둠의 방랑자의 새로운 모습도 잠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영상 말미에는 결의에 찬 티리엘도 등장했다.
고화질 3D 그래픽의 플레이 영상이 특히 인상적이었던 디아블로 2에는 아마존, 어쌔신, 네크로맨서, 바바리안, 팔라딘, 소서리스, 드루이드가 완벽한 3D 캐릭터로 재탄생하고 더 화려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포함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추가된다. 최대 8인 협동 플레이를 지원하고, 원작 세이브파일을 이어 할 수 도 있으니 어찌 달콤하지 않은가. 디아블로 2 레저렉션은 PC 외에도 Xbox Series X/S, PS4와 PS5,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