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의 순기능만 고집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탄성을 자아낼 만큼 고급진 하이엔드 시계로 플렉스하는 시대. 위블로, 쇼파드, 제니스 등 남자들의 명품 시계 시장도 그 어느 때보다 복작거린다. 요즘같이 옷차림마저 가벼워진 시즌에는 느슨해지기 쉬운 남자의 패션에 긴장감도 더할 겸 영롱한 시계의 기운을 빌려보는 것도 좋다. 남자라면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드라마 속 남주들의 시계 정보를 알려드릴 테니 이 봄, 곧 들이닥칠 여름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시길.
아멜리아 에어하트, 폴 에밀 빅토르, 엘리노어 스미스 등 비행사와 탐험가들 손목 위를 차지했던 브랜드 론진. 특히 개척자 정신이 스며있는 이 스피릿 컬렉션은 도시에 정박한 삶을 사는 남자라면 동경해볼 만한 물건이다. 42mm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에 여름에 착용하기 좋은 시원한 선레이 블루 다이얼, 그리고 그 위 세 개의 카운터와 4시와 5시 사이 날짜 창이 적용됐다. 무브먼트는 오토매틱 L688.4 칼리버를 얹었고 파워리저브는 66시간, 방수는 100m 지원한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브랜드 프레드릭 콘스탄트. 이 제품은 무브먼트를 완성하고 시장에 출시하는 데 약 2년이 걸린 물건으로 문페이즈와 날짜를 두 개의 새로운 카운터로 분리하기 위해 다시 설계됐다. 하지만 인하우스 칼리버에 적용된 시그니처 장식은 그대로 적용해 좋은 것들로만 가득 찬 아이템. 부담스럽지 않은 38.8mm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를 적용했고, 무브먼트는 인하우스 FC-702 칼리버를 탑재했다. 파워리저브는 42시간이다.
PX에서도 판매되던 머드맨 덕분에 지샥은 마치 군인들의 유니폼 같은 아이템으로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기상청 사람들>에서 송강의 손목에 둘러져있던 지샥은 베이비 지(Baby-G)와 함께 커플시계로 묶인 러버스 컬렉션인데, 애초에 커플시계 용도로 한쌍을 세트로 구매해야 하는 달달한 제품이기도 하다. 베이스는 DW-5600과 BGD-560 시리즈로, 지샥과 베이비 지의 레터링이 핑크 컬러로 입혀져 있어 포인트를 준다. 방수 성능은 20 Bar다.
위블로의 클래식 퓨전 컬렉션에서도 에어로퓨전 킹 골드는 이름처럼 18K 금을 덕지덕지 바른 위엄 돋는 모델이다. 드라마 <고스트닥터>에서 김범의 시계로도 이미 눈도장을 찍은 컬렉션인데 화려함과 포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가격까지 압도적이다. 물론 여기에는 케이스 소재도 그렇지만, 다이얼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기계미를 감상할 수 있는 HUB1155 스켈레톤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도 한몫 했다. 파워리저브는 42시간이다.
고진동 크로노그래프의 대명사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 크로노마스터 스틸 버전. 제니스의 시그니처 삼색 카운터와 오픈형 실버 다이얼이 클래식한 멋과 모던한 감성을 동시에 선사한다. 다이얼 9시에서 11시 사이 방향과 스켈레톤 케이스백 양쪽에서 진동수 36,000vph, 50시간 파워리저브의 칼리버 엘 프리메로 4061 엔진이 정교하고 아름답게 움직이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3시 방향 30분 카운터, 6시 방향 12시간 카운터, 야광 처리된 핸즈와 마커 등도 다이얼의 품격과 실용성을 높이는 데 한몫한다. 42mm 직경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사용하며, 100m의 방수 사양을 갖췄다.
쇼파드 공동 대표인 칼-프리드리히 슈펠레(Karl-Friedrich Scheufele)가 1980년에 최초로 디자인한 모델, 세인트 모리츠(St Moritz)를 재해석한 우아한 스포츠 워치. 비록 드라마는 2019년 작품이지만, 최근 주연 배우인 현빈·손예진의 결혼이 화제가 되어 리스트에 포함했다. 독수리 눈의 홍채를 닮은 갈바닉 블루나 그레이 다이얼과 장식 요소로 사용된 햇살 무늬로 대자연의 힘을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무브먼트로 진동수 28,800vph, 60시간 파워리저브의 쇼파드 01.01-C를 사용하였으며, 케이스는 41mm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사용하였다. 방수는 100m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