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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IT 산업의 핵심이 될 몇 가지 키워드
2023-02-21T19:14:53+09:00
2020년 IT 산업의 핵심이 될 몇 가지 키워드

‘우주의 원더키디’는 없었지만, 어쨌든 IT 산업도 2020년대를 맞이했다.

지난 몇 년간 IT 산업은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오갔다. 이만큼 존재감이 컸던 적이 전에도 있었을까. GAFA, 또는 FAANG으로 불리는 미국 주요 IT 기업들은 주거니 받거니 하듯 최고 주가를 찍었고, 반도체 산업은 ‘슈퍼 사이클’에 올라탔다는 말을 들으며 호황을 누렸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드론, 가상현실 같은 새로운 기술은 여전히 IT 주도로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고 갈 듯 보이기도 했다.

반면 다윗이 아니라 골리앗이 된, 기술 기업의 어두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 5천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케임브리지 애널리카’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고, 아마존의 온라인 상거래 독점과 가혹한 노동 환경도 문제가 됐다.

반면 다윗이 아니라 골리앗이 된, 기술 기업의 어두운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한 스마트폰 산업은 슈퍼 사이클이란 말이 무색하게 고꾸라졌다. 구글은 세금 회피와 검색, 스마트폰 OS 독점 등의 이유로 EU에서 두들겨 맞았다. 애플은 ‘배터리 게이트’ 이슈로 기업이 소비자에게 어떤 짓을 해왔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미·중, 한·일 무역 분쟁 같은 정치 이슈도 판을 흔들었다.

새로운 기술은 될성부른 싹을 보여주지 않고, 지난 이슈는 여전히 발목을 잡을 2020년, IT 산업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다양한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 당연하니 생략한다.

5G와 인공지능

2020년 핵심 이슈는 여전히 5G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이다. 표준이 정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5G 코어 망을 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5G는 그저 속도 빠른 이동 통신이 아닌, AI를 비롯한 많은 가전제품, 센서, 스마트 기기가 함께 연결되어 작동할 수 있게 되는 기반 시설에 가깝다. 당장 생활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지만, 스마트 공장 같은 B2B 서비스, 스트리밍으로 게임을 즐기는 클라우드 게임 같은 B2C 서비스가 퍼지는 계기가 된다.

클라우드 게임뿐만이 아니다. 올 한해 더 많은 5G 기반 서비스가 차차 선보이며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다. VR 게임을 비롯해 포켓몬고와 비슷한 증강현실 게임, e스포츠나 아이돌 공연 실시간 VR 관람, 아바타 로봇을 이용한 회의 및 업무 등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본격 5G 시대가 도래하기 전, 그에 알맞은 서비스를 찾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다. 가상현실이 확장 현실(XR)로 연결되는 지금, 새 시대에 꼭 맞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반면 인공지능은 오프라인, 다시 말해 인터넷 없이도 쓸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많은 인공지능 기반 기기가 나타나면서, 네트워크 연결성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간단한 이미지 인식이나 번역, 사진 품질 개선 같은 기능들은 굳이 인터넷이 없어도, 스마트 기기 자체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다면 AI 사용은 더 쉬워진다. 2020년 한 해, 우리는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스마트폰 사진 앱, 로봇 청소기 등 인공지능이 개선된 수많은 앱과 하드웨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우선 비즈니스 시장에서 어떤 기회가 열릴지 지켜보자.

여전히 실망스러운 자율주행차와 개인용 로봇

2020년의 다른 특징은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이다. 지난 몇 년간 변죽만 울린 것과 다르게, 올해는 음식점을 비롯해 상가나 공항, 도서관, 병원 등에서 다양한 서비스 로봇이 실험되는 것을 볼 가능성이 크다. 다만 큰 기대는 하지 말자. 공장이나 배송·물류 등에 사용되는 로봇과 달리 개인/서비스용 로봇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가격도 선뜻 도입하기에는 꽤 비싸다. 올해는 아마도 이런저런 가능성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끝날 것이다.

자율주행차도 다르지 않다. 원더키디의 시간적 배경이기도 한 이번 2020년은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겠다고 호언장담한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실험이 시작되자 여러 가지 사고가 일어났고, 심지어 사망자도 발생했다. 덕분에 상용화는 아직 발걸음도 못 뗀 상태에서 많은 나라는 규제를 먼저 검토하고 있다. 이런 사고들은 소비자의 신뢰 측면에서도 마이너스가 됐다. 당장 상용화하기는 무리다. 아직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

쓰던 것은 더 빠르게, 리스크엔 브레이크를

쓰던 것은 더 빠르게 퍼진다. 모바일 페이 결제는 지금보다 더 많이 쓰이고, 일본과 태국을 비롯해 해외 사용도 쉬워질 전망이다. 2019년부터 많은 규제가 풀리고 있는 만큼, 핀테크 분야에서는 재미있는 서비스가 선보일지 기대할 만하다. 어시스트 슈트 같은 기능성 제품은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크고, 모빌리티 분야 역시 올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분명 전기차를 필두로 많은 변화를 선보일 것이다.

하지만 IT 산업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선거를 앞둔 만큼, 개인 정보 보호, 가짜 뉴스 및 딥페이크 영상 등에 관한 규제를 주제로 뜨거운 논의가 오갈 것이다. 또한, MS,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은 공룡 기업들은 이제 시민사회 경계 대상 1호다. 여기에 세계의 정치적 흐름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할 테고. 이런 격랑 속에서도 결국 새로운 10년의 시작은 벌써 첫 발걸음을 떼고 있다.

Edited by 조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