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라면 누구나 기대했던 타이틀이 대거 폭발한 2020년은 너무나도 풍성했다. 물론 개중에는 기대에 부응하며 대작의 위엄을 과시한 작품도 있었고,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치며 보기 좋게 침몰한 망작도 있었다. 우리를 일희일비하게 만든 이 수많은 작품 사이에서 헤매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단 1분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길 바라는 의미로 어떤 게임을 즐기고 피해야 하는지 냉정하게 평가해봤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 (Animal Crossing: New Horizons)
-스위치 품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초래한 닌텐도의 힐링 게임 시리즈
장점: 발전된 그래픽과 단순하지만 평화로운 게임성이 게이머의 힐링을 책임진다. 그리고 이 게임을 계속 붙잡게 만드는 중독성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단점: 조악한 멀티 플레이 환경은 명백한 시대착오적 아킬레스건.
총평: 파괴와 전투에 지친 게이머라면 동물의 숲에 들러보자. [추천]
둠 이터널 (Doom Eternal)
-둠 슬레이어가 지구를 침공한 마귀들을 찢고 죽이는 참교육 FPS
장점: 정교하게 디자인된 게임 플레이와 한껏 업그레이드된 화끈한 전투가 게이머의 애간장을 살살 녹인다. 무엇보다도 구세대와 현세대의 팬 모두를 품을 수 있는 넓은 포용력의 콘셉트를 가졌다.
단점: 스냅맵과 데스 매치는 왜 삭제한 거야?
총평: 손에는 산탄총이 있고, 눈앞에는 악마가 있다. 뭐가 더 필요한가? [추천]
바이오하자드 RE:3 (Biohazard RE:3)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질 발렌타인의 고생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3편의 리메이크.
장점: 전작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충 설명하는 디테일에 감탄사가 나온다. 원작에서 호평받던 부분을 잊지 않고 구현한 게임성도 포인트.
단점: 본편의 짧은 분량과 함께 반복 플레이를 즐길 만한 요소가 적은 점이 아쉽다.
총평: 재미는 있지만, 정가로 구매하기엔 너무 적은 볼륨. 세일을 노려보자. [보통]
하프라이프: 알릭스 (Half-Life Alyx)
-3이라는 숫자를 셀 줄 모르는 밸브 코퍼레이션의 명작 FPS, 하프라이프 시리즈의 후속작.
장점: 등장하는 모든 물체가 고유의 특성을 간직한 채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니.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 사는 듯한 착각까지 만든다. 이 정도면 VR 게임의 최고 존엄 수준.
단점: 다 좋은데, (당연히) VR 장비는 필수. 접근성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총평: 게이브 뉴웰이 또 한 번 혁명을 이뤄내실 줄 믿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하프라이프 3도 좀 어떻게 안 될까요? [추천]
파이널판타지 7 리메이크 (Final Fantasy Ⅶ REMAKE)
-23년 만에 팬들의 염원이 이루어진 스퀘어의 전설의 레전드급 RPG 명작 리메이크.
장점: ATB 시스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실시간 조종을 조합한 전투 방식은 상당히 참신하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리메이크’의 관점에서 본다면 스토리도 좋은 편이다.
단점: 노골적인 상술의 분할 판매와 게임의 가치를 깎아 먹는 저질 텍스처.
총평: 아마도 후속작이 나와야 이 게임의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겠지만, 일단 재미는 보장한다. [추천]
마블 어벤져스 (Marvel Avengers)
-게임에서만큼은 유달리 약한 모습을 보였던 마블 어벤져스 시리즈의 새로운 타이틀.
장점: 조작하는 재미가 풍성한 액션과 멋진 캐릭터들. 뭐, 하루 이틀인가.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들인데.
단점: 짧은 싱글 플레이, 그리고 뭔가 만들다 만 듯한 RPG 요소, 거기에 너무나도 심각한 버그와 최적화 문제까지. 이 짧은 문장만으로도 게임의 완성도를 설명할 수 있다.
총평: 어벤져스 영화를 생각하고 이 게임을 잡게 되면 그것은 큰 실수다. [비추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 (The Last of Us : Part 2)
-인상 깊은 스토리와 훌륭한 게임성으로 역대 최고의 게임이라 칭송받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후속작.
장점: 와, 싸다! 나쁘지 않은 게임성을 가진 AAA급 타이틀 신품의 가격이 고작 2만 원대라니.
단점: 전작과의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팬들을 우롱하는 스토리에 먼저 분노하게 된다. 그리고 게이머를 가르치려 드는 뻔뻔한 제작진의 태도에 두 번 분노하게 된다.
총평: 이건 뭐 게임판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도 아니고. [비추천]
어새신 크리드 발할라 (Assassin’s Creed Valhalla)
-역사 고증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유비 소프트의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 12번째 작품.
장점: 한껏 업그레이드된 박력 넘치는 전투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는 어새신 크리드 시리즈가 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게이머를 발할라로 택배 배송한다.
단점: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버그와 단조로운 유비식 오픈월드 게임의 한계. 분명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총평: 유비 소프트 게임 특유의 단점은 여전하지만, 그것이 훌륭한 게임성이라는 본질을 가리지는 않는다. [추천]
사이버펑크 2077 (Cyberpunk 2077)
-두말할 필요가 없는 2020년 최고의 화제작. CD프로젝트 레드가 8년간 준비한 사이버펑크 RPG.
장점: 스토리의 진행과 연출의 흡입력이 엄청난 재미를 선사한다.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그래픽도 일품.
단점: 심각한 버그와 최적화가 속을 썩이고, 팬들이 기대했던 자유도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
총평: 재미와 단점이 너무나도 선명해서 아쉬운 게임. [보통]